[기업 재무] '영아 돌연사' 예방 앱 개발한 올비…몸에 부착하면 이상 땐 휴대폰 '알림'
지난달 미국에서 생후 4개월 아기의 돌연사 소식이 전해지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버니 샌더스 후보와 닮은꼴로 SNS에서 화제가 된 아기였기 때문이다. 사인은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이다. 주로 아기가 엎드려 자거나 무호흡증에 빠졌을 때 발생한다. 국내에서도 연간 약 70명의 신생아가 이 증후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인 올비(allb)는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장비 개발업체다. 신생아가 잠든 후 바지에 지름 4㎝의 동그란 제품을 꽂아두면 피부온도와 호흡, 자세 등 정보를 부모의 휴대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전송하는 기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아기와 잠시 떨어져 있더라도 몸에 이상은 없는지, 위험한 상황은 아닌지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호흡이 30초 이상 지속되지 않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곧바로 ‘알람’ 기능이 작동하다.

이 제품은 물리학을 전공한 김명진 올비 대표와 게임회사 출신인 이명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개발했다. 아이디어 제공자는 김명진 대표의 아내다.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인 그의 아내는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하는 아이들을 접하게 됐다. 김 대표는 “아기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해 손을 쓸 수 없었던 경험을 한 아내가 아이디어를 냈고 시제품이 나온 뒤 검수도 맡아 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비의 제품은 개발 초기부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북미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목표금액의 두 배를 웃도는 3만1052달러(약 3500만원)를 조달했다. 국내에서는 신용보증기금이 유망 스타트업에 최대 30억원까지 지원하는 ‘퍼스트펭귄’에 선정됐다.

올 들어선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 2017’에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미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경연대회인 ‘하드웨어컵’ 한국 대표로 선정됐다.

제품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통해 지난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창업 후 1년 만에 제품 양산에 성공했고 판매 초기 단계지만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앞으로 제품의 저장 데이터를 활용해 병원진료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