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내수 연간 10만대 규모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티볼리가 점유율 절반 이상을 가져간 소형 SUV 세그먼트에 지각변동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초부터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코나'의 사전마케팅에 들어갔다. 4월 들어 현대차 공식 홈페이지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올라온 '코나 포스트'는 지금까지 37만6700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이 적용된 헤드램프 티저이미지만 공개됐을 뿐인데 자동차 수요층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6년 완성차 소형 SUV 내수 판매량. (자료/각사)
2016년 완성차 소형 SUV 내수 판매량. (자료/각사)
스포츠마케팅도 시작했다. 현대차가 운영하는 프로축구팀 '전북 현대 모터스'는 유니폼 광고를 최근 쏘나타에서 코나로 변경하는 등 신차 알리기에 나섰다.

코나는 현대차가 상반기 야심차게 준비하는 신차여서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ix25(중국), 크레타(인도·러시아) 등 현대차가 해외 시장에서만 판매하던 소형 SUV 모델을 국내 선보이긴 처음이다. 신차는 이르면 6월, 늦어도 7월께 출시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추후 신차 렌더링(실물 예상도) 공개, 사전계약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코나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는 소형 SUV 시장이 지난 3년간 높은 성장세를 올리고 있어서다. 2013년 1만2000대 수준에 불과하던 소형 SUV 판매고는 지난해 10만5000대로 늘어났다. 소형 SUV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한 배경에는 여성 운전자의 선택도 한몫 했다. 티볼리는 '예쁜 디자인'을 찾는 여성 운전자 공략에 성공한 사례다. 르노삼성 QM3는 전체 고객 가운데 여성이 절반에 달한다.

코나가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 소형 SUV 시장은 쌍용자동차 티볼리, 기아자동차 니로, 르노삼성자동차 QM3, 한국GM 트랙스 등 완성차 회사 5개 모델이 경쟁하는 구도로 재편된다. 가짓수 모델이 많아진 만큼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QM3는 올 여름 부분변경 모델로 바뀌고, 기아차는 니로에 이은 또 다른 후속 신차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코나' 가상 사진. (출처=아우토빌트)
현대자동차 '코나' 가상 사진. (출처=아우토빌트)
시장의 눈은 차급 1위인 티볼리 인기를 '신입생' 코나가 견제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린다.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7000여대가 팔려 같은 차급에서 60%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박재용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상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후속 신차의 경우 파워트레인(엔진 종류), 사륜구동 등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