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경사 기울기에 맞추고 평소보다 오른발에 힘 더 줘야
백스윙은 가파르게 들어야 공은 반개 정도 오른발 쪽에
지난 16일 미국 하와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마트챔피언십 8번홀(파3)에서 장수연(23·롯데·사진)의 두 번째 어프로치샷이 그랬다. 공을 그린 둔덕에 맞혀 속도를 줄인 뒤 그린에 올리는 ‘범프앤드런(bump&run)’ 샷이 성공했더라면 더블 보기까지는 가지 않았을 테고, ‘백전노장’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역전의 빌미를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2015년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 간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벌어진 ‘배상문 뒤땅’을 닮은 대형 사고다. 둘 다 공이 다시 굴러내려오는 바람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까다로운 포대그린에서의 사고를 방지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마다 해법이 약간은 다르지만 대체로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가 경사면을 거스르지 말라다. 어깨 라인을 경사면에 평행하게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스윙 궤도가 평지에서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뒤땅 토핑, 훅 같은 ‘미스임팩트’가 줄어든다. 경사를 받아들이는 대신 오른발에 힘을 평소보다 더 강하게 주는 게 두 번째 요령이다. 경사 기울기와 평행하게 어드레스하면 내리막 방향인 오른발에 체중이 쏠려 스윙 밸런스가 깨질 수 있어서다. 조도현 프로는 “백스윙을 하는 순간 오른쪽으로 쏠리려는 몸을 잡기 위해 오히려 몸을 왼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이고 결국 공을 찍어치는 등의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무의식 동작을 막아야 안정적인 샷이 나온다”고 말했다. 몸이 좌우로 움직이는 스웨이는 떨구고 싶은 지점에 공을 제대로 떨구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백스윙 코킹을 빨리한 뒤 좀 더 가파르게 드는 것도 한 요령이다. 체중이 뒤로 쏠리는 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몸은 중력의 법칙상 조금이라도 뒤로 쏠리기 마련이다. 이를 보정하는 차원에서 공을 내리막 방향인 오른발 쪽으로 평소보다 반 개 정도 옮겨놓고 치라고 주문하는 프로도 많다. 조 프로는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곳에서는 한두 클럽 긴 채를 잡아야 짧은 비거리 때문에 공이 다시 굴러내려오는 낭패를 막는 데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경사가 가파르면 클럽 페이스가 내리막 방향으로 누워 고유 로프트각이 더 커지고, 이로 인해 비거리가 턱없이 짧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