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달러(약 420조원)의 외환보유액 운용을 책임지는 차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에 서봉국 한은 국제국장(56·사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자운용원장은 차관보급인 부총재보와 동일한 대우를 받으며 세계 8위 규모의 외환보유액 운용을 총괄하는 만큼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달 20일 임기가 끝나는 채선병 외자운용원장의 후임을 뽑기 위해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24일까지 원서를 받은 결과 서 국장을 포함한 한은 출신 2명과 외부 출신 2명 등 4명이 지원했다.

이들은 이달 초 모두 서류 심사를 통과했지만 외자운용원에서 투자와 리스크관리 등을 두루 거친 서 국장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와 외부인 4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이달 말 면접을 치르고 최종 후보자를 결정해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추천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추천자를 면접한 뒤 차기 외자운용원장을 최종 결정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면접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경력과 정성·정량 사전평가, 내외부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서 국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1987년 한은에 입사한 뒤 주로 국제국과 외자운용원에서 근무했다.

외자운용원장은 한은이 유일하게 공모 절차로 뽑는 임원이다. 2011년 외화자금국이 외자운용원으로 승격된 뒤부터 공모로 뽑고 있다. 보수는 연 2억2500만원(상여금 포함) 수준이다. 최초 계약 기간은 2년이다. 1년 이내로 1회에 한해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김은정/주용석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