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대통령 선거 이후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새 정부 출범 후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돼 주주 권리가 강화되고 기업의 배당성향(총 배당금/당기순이익)이 높아지면 국내 증시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증권은 20일 주주친화 경영을 통해 한국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일본과 비슷한 50% 수준으로 높아지면 코스피지수가 3000을 찍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배당성향은 수치가 높을수록 회사가 주주들에게 이익을 많이 돌려준다는 의미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34.44%, 코스닥은 29.86%였다. 최근 5년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2011년 5월2일 기록한 2228.96이다. 이후 6년간 박스권(1800~2150)에 갇혀 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2178.38까지 상승하며 2200선 돌파를 넘봤지만 북한의 핵 위협 등이 부각되면서 오름세가 꺾여 조정받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대선 이후 나올 거시정책을 긍정적으로 봤다. 지정학적 위험과 인구 고령화, 가계부채 등 구조적인 문제는 부담이지만 개선된 재정 건전성에 투명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새 정부의 정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새 정부는 일자리, 복지 등과 관련해 적극적인 재정 지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 정부 출범 직후인 6월께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했다. 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선거 후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들고 새 정부가 가계부채를 용인하면서 주택시장 지원에 나서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