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주 '슈퍼사이클' 수혜…제약·바이오주도 회복 기대
코스닥시장 투자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음고생이 심했다. 작년 중반부터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진행되면서 코스닥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인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분위기가 바뀐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뚜렷하다. 대형주 위주로 이어져온 상승장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고 그동안 저평가됐던 중소형주로 투자심리가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 살아나면 중소형주 올라

반도체 장비주 '슈퍼사이클' 수혜…제약·바이오주도 회복 기대
최근 변하고 있는 시장 상황이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내수경기 지표 개선 흐름을 근거로 꼽고 있다. 수출 호조 속에 국내 정치불안도 진정되면서 소비심리지수가 두 달째 반등했다. 설비투자와 건설수주 등 전반적인 내수경기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내수경기가 개선세를 보이면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낸 적이 많았다”며 “중소형주 상당수는 내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경기 흐름에 연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의 온기는 수급 측면에서도 확인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삼성전자를 809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카카오(1020억원) AP시스템(268억원) 메디톡스(267억원) 컴투스(264억원) 등 코스닥 종목들을 사들였다. 기관투자가도 현대모비스 한국전력 등 대형주를 팔고 카카오 휴젤 SK머티리얼즈 등을 담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소형주의 대세상승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옥석 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변화가 나타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을 우선적으로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게임·제약주 부활하나

무엇보다 앞으로 펼쳐질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본 전문가들이 많았다. 올해 초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속에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값이 오름세를 타면서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장비업체들의 실적과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솔브레인 DMS 등을 추천주로 꼽았다.

현대자동차에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MDS테크는 이효근 파트너, 이헌상 파트너, 이상엽 파트너 등 전문가 세 명의 공통 선택을 받았다. MDS테크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10% 가까이 올랐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투자가 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동안 ‘찬밥 신세’였던 게임주도 관심을 받고 있다. 중소형 게임업체의 신작 출시 계획과 넷마블게임즈 상장 기대감까지 더해져 게임주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경제TV 조민규 파트너는 “지난달 출시된 뮤레전드가 현재 PC방 트래픽 순위 10위권을 유지하면서 순항하고 있고 2분기 이후에도 신작 출시가 이어진다”며 웹젠을 추천주로 내세웠다.

작년부터 부진했던 제약·바이오주의 반등도 기대된다. 작년 하반기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임상 중단 등 잇따른 악재에 급락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은 이달 들어 투자심리가 풀리는 분위기다.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실적이 점차 증가하면서 투자 심리는 회복되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메디톡스 안트로젠 펩트론 등의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