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문재인 '안보' vs  안철수 '미래'…전략 '프레임' 대수술
19대 대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3일 선거 막판 전략 프레임 수술에 돌입했다. 대선이 불과 16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표심 구멍이었던 최약점을 보완하고, 핵심 차별성을 선명히 부각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북핵 대응 로드맵을 담은 한반도 비핵화 구상을 전격 발표한다. 문 후보를 괴롭혔던 '안보 불안'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안보 대통령'으로 대응 프레임을 변경하는 신호탄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비핵화를 안보 정책 최우선 순위 목표로 두고, 북핵 문제에는 강경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념적,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는 경쟁 후보들과 달리 자신은 실제로 국가 안보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구체적 청사진을 마련해놓았다는 차별성을 알릴 계획이다. 문 후보가 북핵 문제 대응에 기존보다 더 단호한 입장을 밝힌다면 중도층을 더 흡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 후보 측 기대다.

'안보' 프레임으로 갈아탄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미래'를 키워드로 선택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 선언'을 발표한다.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주제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4차 산업 혁명에 발맞춰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글로벌 혁신국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설명할 계획이다. 문 후보에 대한 안보 관련 논쟁 대신, '미래'와 '통합'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캠프는 북한 주적론 등 안보 이슈가 과열하고 있는 양상을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에 표심이 쏠릴 수록 진보-보수간 이분법적 프레임이 강화하는 탓이다. 이럴 경우 진보 표는 문 후보에게, 보수 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도 빼앗기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

최근 안 후보가 안보를 앞세운 보수색을 드러내자 오히려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딜레마에 내몰리는 부작용도 드러났다. 안 후보는 지지율 하락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 안보 프레임을 벗어나 자신만의 강점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미래와 과거의 대결', '4차 산업 혁명 대통령' 등 구도로 남은 대선 전략 프레임을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나란히 참석한다. 대선 전략 프레임을 '안보'와 '미래'로 변경한만큼 상대 진영 새로운 프레임의 약점을 부각하는 치열한 공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