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술도 안 마시는데 왜 지방간이?
‘지방간’ 하면 과음하는 직장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지방간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도 않는데 왜 지방간이 생기는 것일까?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지방이 과잉 축적돼 정상 간세포가 파괴되는 상태를 말한다. 지방이 간 내에 과다 축적되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된다.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다양한 물질을 분해 처리하는 장기이므로 과음을 하면 간세포가 손상되고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돼 지방간이 오는 것은 맞다.

하지만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술도 안 마시는데 왜 지방간이?
비만하거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지방간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부신피질호르몬 등 약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에도 발생 가능하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일반인의 10% 이상에서 나타나고, 비만한 경우 반수 이상에서 발생한다.

지방간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정도가 아니라 간세포를 손상시켜 지방간염, 간경화, 간암까지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율이 높은 서구 국가에서는 간경화나 간암의 주된 원인이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일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지방간이 심할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서서히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원인 약물이 있다면 약을 끊고,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다면 이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에 해당한다면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식사일기를 적으면서 고열량 음식과 단 음료,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걷기, 등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은 체중을 줄이는 효과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직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거의 없으므로 약물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생활습관을 개선해 체중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