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표류중인 한강 수상택시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공원은 주말 나들이 인파로 북적였지만 수상택시 승강장은 한산했다. 오후 4시30분께 출발한 10인승 관광용 수상택시 승객은 네 명뿐이었다. 5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이 이용객으로 붐비는 풍경과 대비됐다. 수상택시 운전기사는 “재개장 후에도 손님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10년째 표류…여전히 손님 없어

24일로 재개장한 지 6개월째를 맞은 한강 수상택시가 여전히 사업 부진을 벗어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와 운영사인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관광용 수상택시의 주중 하루평균 이용객은 24명이다. 출퇴근 시간대 이용객은 6명에 불과했다.

한강 수상택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한강르네상스사업의 일환이다. 여의나루에서 뚝섬까지 노선을 정하고 수상택시를 출퇴근용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도입 당시 “1980년대 처음 도입됐다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사업”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시는 2007년 10월 민간자본 25억원과 시 예산 12억원 등 37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용률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2009년에도 하루평균 승객은 135명에 불과했다. 2014년 1~4월엔 7명까지 떨어졌다. 정밀한 수요예측 없이 서울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크다.

서울시는 수상택시 도입 한 해 전인 2006년 ‘한강 수상이용 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를 내고 “수상택시 200대로 하루평균 1만9500명을 수송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여의도 승강장 탑승객만 하루 3900여명, 하선객은 6900여명으로 잡았다. 잠실에선 6700여명이 타고 3600여명이 내리는 것으로 예측했다.

◆승강장 접근성 제고가 관건

승강장의 접근성이 떨어져 시민들이 이용을 꺼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고속버스터미널과 반포 한강공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올해 안에 한 대 더 늘려 이용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선착장에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한강공원 자전거 대여업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금 할인도 거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중 저녁에는 관광코스의 1인당 요금을 2만5000원에서 1만원으로 할인하는 등 이용률을 높일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유공자회는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지난해 10월 18억원에 수상택시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당시 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참사로 2014년 4월부터 1년6개월가량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유공자회는 이용 부진에 따른 손실을 부대사업 운영으로 메울 방침이다. 40억원을 들여 반포 도선장(2층·연면적 2824㎡)을 증개축하고 음식점을 들여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도선장에는 치킨집, 주스가게, 멕시코 음식점 등 26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도선장 1층에서는 보트, 요트 등 조종면허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