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허위사실 공표·비방전이 18대 대선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짧은 선거기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비방으로 고발한 건수는 21일까지 14건으로, 2012년 18대 선거 당시의 9건을 이미 넘어섰다. 대선 레이스가 22일로 짧은 만큼 후보들이 강력한 한방을 노려 ‘네거티브’에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이 속전속결로 치러지는 만큼 허위·비방글이 판세를 움직일 수 있다고 오인한다는 것이다.

네거티브전 양상은 온라인 게시물 삭제요청 접수 건수를 비교해 보면 더 확연하다. 21일까지 선관위가 접수한 삭제요청 건수는 1만9929건이다. 지난 대선 때 4012건의 5배에 가깝다.

허위사실 공표·비방이 실제 재판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적다. 당선인 쪽은 보통 선거 후 소송을 취하한다. 패배한 진영도 원하는 판결을 받아내도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대다수가 취하한다. 검찰은 24시간 선거상황실을 가동하고 ‘가짜뉴스’ 유포 등 선거범죄 신고자에게 최대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 공명선거 분위기 정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