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사 'M아트' 김주만 대표 "동유럽 미술 독특한 매력 한국에 소개합니다"
“동유럽과 한국을 잇는 예술 외교관이 됐어요. 한국에 있는 동유럽 국가 대사관에서 ‘우리나라 화가도 한국에 소개해달라’며 연락이 많이 옵니다.”

문화예술 기획사 M아트의 김주만 대표(31·사진)는 첫 전시회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안료 전문 중견기업 우신피그먼트의 창업자 2세다. 이 회사에서 해외영업 팀장을 맡고 있다. 이와 별도로 최근 M아트를 창업했다.

M아트는 동유럽 작가의 전시회를 한국에서 열거나 거꾸로 한국 화가 전시회를 동유럽에서 개최하는 등 두 지역 미술 교류를 중계한다. 지난달 첫 전시로 슬로바키아 국민 화가 다니엘 비델니차의 개인전을 서울 한남동 갤러리카페 백룸에서 열었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동유럽 화가 작품을 보고 매료돼 M아트를 세웠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 동유럽 화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언젠가 저절로 알려지겠지 하고 기다릴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동유럽 화가 작품에는 서유럽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유럽에 사회주의 국가가 많이 생기면서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많이 몰렸어요. 사회주의 정부가 예술가에게 호의적이었고 작품 활동만 잘하면 먹고 살 수 있도록 보조해주었거든요. 그러나 권력의 억압, 전쟁, 가난 등을 겪으며 예술가들이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고통을 겪은 게 예술에선 창의적 표현으로 승화됐지요.”

김 대표는 동유럽 화가 전시회를 국내에서 줄줄이 열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오스트리아 화가 겸 환경운동가 훈데르트 바서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사진전을 연다. 바서는 원자력발전소 반대운동을 위해 반핵(反核)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그려 파는 등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올여름께는 슬로바키아의 그래픽아트(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회화 작품)를 소개한다.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화가 전시회도 해당 국가 대사관과 함께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동유럽과 한국 미술계는 지금까지 교류가 별로 없었는데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며 “두 지역의 미술계가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