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저금리에도 예대마진 늘려 '떼돈'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기업 등 은행 또는 은행을 기반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순이익을 올렸으며 하나금융과 우리·기업은행은 5년 만에 최대 이익을 남겼다. 금융지주는 별도로 하고 5개 은행만 놓고 보더라도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가 2조76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2469억원에 비해 23% 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깜짝 실적’엔 일회성 이익이 적잖이 기여했다.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뱅크센터크레딧(BCC) 매각 이익(1580억원)과 우리은행의 중국 화푸빌딩 대출채권 매각 이익(1706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요 은행이 저금리 와중에도 이자마진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평균 대출 이자율이 지난해 말 연 2.96%에서 올 1분기 말엔 연 3%로 0.04%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예금 이자율은 연 1.30%에서 연 1.26%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예대금리차는 1.66%포인트에서 1.74%포인트로 높아졌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보다 0.05%포인트 오른 1.66%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NIM은 1.53%로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은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을 기회로 별 견제 없이 대출금리를 올려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를 작년 7월 연 2.66%에서 매달 인상해 지난 2월 기준 연 3.19%까지 끌어올렸다. 2015년 2월(연 3.24%)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안상미/이현일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