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애프터 쇼크'와 '골디락스'…글로벌 증시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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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구조변화, 증시 앞날 좌우
'편한 투자'에서 '불편한 투자'로
'편한 투자'에서 '불편한 투자'로
최근 들어 예측기관이 각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4%(올해 1월)에서 3.5%로 올렸다. 한국 경제도 그렇다. 연초 2.5%까지 하향 조정한 한국은행은 4월 수정 전망에서 2.6%로 0.1%포인트 높여 발표했다.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신흥국 경기도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더 주목되는 것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6%로 올해보다 높게 내다봐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진입한 회복 국면이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기 경기순환 사이클로 보면 2000년대 들어 회복기간은 평균 1년 내외다.
특이한 것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는 것과는 별도로 월가를 중심으로 ‘애프터 쇼크’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이다. 애프터 쇼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로버트 워더머, 데이비드 위더머, 신디 스피처가 공동 출간한 《미국의 버블경제》라는 책에서 미국 경제는 부동산, 주식, 민간 부채, 소비지출, 달러, 정부 부채라는 여섯 개 버블 기둥으로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프터 쇼크는 ‘10년 주기설’과 맥을 같이한다. 금융위기 극복 3단계 이론에 따라 첫 번째 단계인 유동성 극복 과제는 ‘빅 스텝’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위기를 낳게 한 시스템이 해결되지 않으면 위기 발생 10년차에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 이 이론의 골자다. 한마디로 위기 10년차에 세계경제에 복병이 될 수 있는 문제를 통칭해 애프터 쇼크라 부른다. 올해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햇수로 꼭 10년째다.
하지만 증시 전망과 관련해 ‘골디락스’ 국면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다. 골디락스라는 용어는 어느 배고픈 소녀가 숲속을 가다가 곰이 차려 놓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먹기에 가장 좋은 음식을 먹었다는 영국 전래동화에서 유래한 용어다. 경제나 증시가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는 이상적인 국면을 말한다.
애프터 쇼크와 골디락스. 이 두 상반된 운명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증시를 이끌고 있는 미국 증시의 지속 가능 과제인 3대 구조변화(triple paradigm shift)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구조변화인 경기가 지금까지는 국가가 주도해 왔으나 민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정국 경기가 민간 자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특히 소비는 일시적인 ‘부(富)의 효과’보다 임금이 지탱해줘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각국의 일자리 창출 노력 등으로 양적 고용지표인 실업률은 속속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임금상승률 등 지속 가능한 소비를 지탱할 수 있는 질적 고용지표의 개선 추세는 미약하다. 기대가 높은 4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이 산업은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돼 ‘고용창출 없는 성장’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앞으로 정책 요인에 의한 유동성 공급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매각(미국), 양적완화 축소(유럽과 일본)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 위해서는 채권에서 이탈한 자금이나 시장에서 퇴장한 통화가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변화가 있어야 한다.
올 3월 중순 이후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움직임이 주춤거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 2.6%대에서 최근에는 2.1%대로 오히려 떨어졌다. 트럼프노믹스(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프랑스 테러와 북핵 문제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으로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재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수요 기반도 위험자산 투자의 선두에 섰던 스마트 머니에 이어 일반 투자자도 주식투자에 동참하는 구조변화가 있어야 한다. 월가의 주식 수요 기반 대중화 정도를 보면 일반 투자자가 직간접 투자를 통한 주식투자 비중이 금융위기 이전인 70% 이상을 회복해야 구조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5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아직까지 애프터 쇼크 우려를 해소하고 골디락스 기대를 확신할 수 있는 3대 구조변화가 확실치 않다. 앞으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투자자는 두 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하나는 기저 효과 등으로 상승률이 둔화되고, 다른 하나는 낙관론(상승)과 조정론(하락)이 혼재한 만큼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편한 투자’에서 ‘불편한 투자’로 바뀐다는 의미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신흥국 경기도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더 주목되는 것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6%로 올해보다 높게 내다봐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진입한 회복 국면이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기 경기순환 사이클로 보면 2000년대 들어 회복기간은 평균 1년 내외다.
특이한 것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는 것과는 별도로 월가를 중심으로 ‘애프터 쇼크’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이다. 애프터 쇼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로버트 워더머, 데이비드 위더머, 신디 스피처가 공동 출간한 《미국의 버블경제》라는 책에서 미국 경제는 부동산, 주식, 민간 부채, 소비지출, 달러, 정부 부채라는 여섯 개 버블 기둥으로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프터 쇼크는 ‘10년 주기설’과 맥을 같이한다. 금융위기 극복 3단계 이론에 따라 첫 번째 단계인 유동성 극복 과제는 ‘빅 스텝’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위기를 낳게 한 시스템이 해결되지 않으면 위기 발생 10년차에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 이 이론의 골자다. 한마디로 위기 10년차에 세계경제에 복병이 될 수 있는 문제를 통칭해 애프터 쇼크라 부른다. 올해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햇수로 꼭 10년째다.
하지만 증시 전망과 관련해 ‘골디락스’ 국면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다. 골디락스라는 용어는 어느 배고픈 소녀가 숲속을 가다가 곰이 차려 놓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먹기에 가장 좋은 음식을 먹었다는 영국 전래동화에서 유래한 용어다. 경제나 증시가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는 이상적인 국면을 말한다.
애프터 쇼크와 골디락스. 이 두 상반된 운명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증시를 이끌고 있는 미국 증시의 지속 가능 과제인 3대 구조변화(triple paradigm shift)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구조변화인 경기가 지금까지는 국가가 주도해 왔으나 민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정국 경기가 민간 자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특히 소비는 일시적인 ‘부(富)의 효과’보다 임금이 지탱해줘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각국의 일자리 창출 노력 등으로 양적 고용지표인 실업률은 속속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임금상승률 등 지속 가능한 소비를 지탱할 수 있는 질적 고용지표의 개선 추세는 미약하다. 기대가 높은 4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이 산업은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돼 ‘고용창출 없는 성장’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앞으로 정책 요인에 의한 유동성 공급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매각(미국), 양적완화 축소(유럽과 일본)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 위해서는 채권에서 이탈한 자금이나 시장에서 퇴장한 통화가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변화가 있어야 한다.
올 3월 중순 이후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움직임이 주춤거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 2.6%대에서 최근에는 2.1%대로 오히려 떨어졌다. 트럼프노믹스(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프랑스 테러와 북핵 문제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으로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재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수요 기반도 위험자산 투자의 선두에 섰던 스마트 머니에 이어 일반 투자자도 주식투자에 동참하는 구조변화가 있어야 한다. 월가의 주식 수요 기반 대중화 정도를 보면 일반 투자자가 직간접 투자를 통한 주식투자 비중이 금융위기 이전인 70% 이상을 회복해야 구조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5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아직까지 애프터 쇼크 우려를 해소하고 골디락스 기대를 확신할 수 있는 3대 구조변화가 확실치 않다. 앞으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투자자는 두 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하나는 기저 효과 등으로 상승률이 둔화되고, 다른 하나는 낙관론(상승)과 조정론(하락)이 혼재한 만큼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편한 투자’에서 ‘불편한 투자’로 바뀐다는 의미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