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낸 사건에 이어 업계 1위 아메리칸항공에서 승무원이 아이를 안은 여성 승객에게서 유모차를 빼앗다가 승객들과 대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항공기를 타려는 사람은 긴장해야 할 판이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댈러스로 가는 아메리칸항공 591편 기내에서 발생했다. 한 여성 승객이 15개월 된 쌍둥이를 2인승 유모차에 태워 기내에 오르자 남성 승무원이 유모차를 빼앗았다. 승무원은 보딩게이트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고, 여성 승객은 울며 “유모차를 돌려달라”고 애원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이 유모차로 아이를 칠 뻔했다. 한 승객이 이에 항의하자 승무원은 “상관하지 말라”며 삿대질하는 등 험악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 영상은 23일까지 페이스북에서만 조회수 500만뷰를 넘겼다. CBS는 항공사 행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아메리칸항공은 “승무원의 행동이 사려 깊지 못했다”며 “해당 승무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사과했다. 이 회사는 여성 승객을 다른 비행기로 인도해 1등석에 태웠다고 밝혔다. 회사 대변인은 ABC방송에 “여성 승객이 2인승 유모차를 갖고 기내에 탑승해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규정상 대형 유모차는 체크인할 때, 접이식 유모차는 보딩게이트에서 보안체크를 받아야 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