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혁명 '제2의 물결'] "석유개발은 10~20년 내다보고 최고경영자가 계속 밀어줘야"
“당장 손실이 조금 난다고 손을 떼면 석유개발 인력도, 노하우도 다 사라집니다.”

지난 18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사무실에서 SK이노베이션의 북미지역 석유 개발 사업을 이끄는 김태원 본부장(사진)을 만났다. 그는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을 강조했다. 석유 개발은 2~3년 만에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접근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지속적으로 믿고 밀어주지 않으면 지속하기 힘든 게 석유 개발 사업이다. 그는 “SK의 석유 개발 사업도 고 최종현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지속적인 관심이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무자원 산유국’을 기치로 내걸고 1983년부터 석유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처럼 막대한 손실을 보고 철수한 곳도 있고, 브라질처럼 큰돈을 번 곳도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석유 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셰일오일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원래 석유 개발업계에서 미국은 이미 성숙한 시장었지만 2008년 셰일오일 개발이 시작되면서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바뀌었다”며 “미국 사업에서 성공해 셰일오일 분야에서 강자가 되는 게 SK의 목표”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하루 7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전 세계 기준)을 2020년까지 20만배럴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기존 광구에 대한 탐사 확대뿐 아니라 유망 석유기업이나 유전을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스턴=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