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3차 TV토론] 주제 벗어나 '감정싸움'…안보 맡기고 싶은 후보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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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대북정책 토론에 네거티브 난타전
문재인 "말꼬리 잡는 건 토론 태도 아니다"
안철수 "제가 갑철수입니까, MB 아바타입니까"
홍준표 "대선후보 토론이냐 초등생 토론이냐"
유승민·심상정 색깔론 공방…서로 "실망스럽다"
문재인 "말꼬리 잡는 건 토론 태도 아니다"
안철수 "제가 갑철수입니까, MB 아바타입니까"
홍준표 "대선후보 토론이냐 초등생 토론이냐"
유승민·심상정 색깔론 공방…서로 "실망스럽다"
정책 토론은 없이 네거티브 공방과 말꼬리 잡기만 난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3일 주최한 TV 토론회의 주제는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과 권력기관 및 정치 개혁이었다. 하지만 후보들은 정책 토론보다는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아 공박하기에 바빴다. 주제에서 벗어난 네거티브 공방으로 시간을 보냈다. 후보들 스스로가 상대방을 향해 “실망스럽다” “초등학생 토론 같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문·유, 서로 말 끊으며 공방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007년 11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투표에 관해 질문했다. 유 후보는 “투표 전에 북한 김정일에게 물어봤냐”고 했다. 문 후보는 “여러 번 말했듯이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유 후보가 “문 후보님”이라며 답을 끊자 문 후보는 “끊지 마세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유 후보를 합리적·개혁적 보수라고 느껴 왔는데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제기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유 후보는 토론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상대가 인정할 때까지 말꼬투리를 잡는 것은 토론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북한 인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동맹 등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왜 색깔론이냐”며 “문 후보의 북한 인권결의안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나면 후보에서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유 후보에게 “색깔론을 극복하는 것이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는 가장 우선적인 기준”이라며 “(유 후보 발언은) 전형적인 안보장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 후보는 “심 후보가 북한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줄 알았다”며 실망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서도 “‘송민순 문건’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정쟁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주제 벗어난 네거티브 공방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토론을 끌고 갔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가 640만달러를 받은 것에 대해 문 후보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거짓말을 했다”며 “문 후보가 여섯 가지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 질문엔 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노 전 대통령 가족이 (돈을) 받았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노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것은 확인된 바 없다”며 “그 사실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토론이 말꼬리 잡기로 흐르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토론을 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안 후보 본인도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거론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냐, 안철수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무슨 말씀이냐”고 했다. 문 후보가 이해를 못하자 안 후보는 세 차례에 걸쳐 “갑철수냐, 안철수냐”고 했다. ‘안철수 갑질’ 공세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민주당 전략기획팀 명의 문건을 언급한 것이다. 주제에서 벗어난 공방이 계속되자 사회자가 “이 자리는 외교·안보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라며 제지했다.
안 후보는 또 문 후보에게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인가”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이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정권이 연장되면 안 된다는 결심에 후보를 양보했는데도 MB 아바타인가”라고 추궁하자 문 후보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로 “유치하다” 지적
정책과 무관한 공방이 지속되자 후보들 스스로 “실망스럽다” “안타깝다” “유치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안 후보는 유 후보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난 초대 평양대사로 가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아우, 유 후보님 실망입니다”라고 했다. 홍 후보는 “지엽 말단적인 일을 갖고 갑론을박을 해 안타깝다”며 “초등학생 감정 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사면을 두 번 해 줬는데 맨입으로 해 줬느냐”고 하자 “유치한 토론 태도 아니냐”고 했다. 이에 홍 후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토론할 때가 유치했다”고 비꼬았다.
유승호/김기만 기자 usho@hankyung.com
◆문·유, 서로 말 끊으며 공방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007년 11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투표에 관해 질문했다. 유 후보는 “투표 전에 북한 김정일에게 물어봤냐”고 했다. 문 후보는 “여러 번 말했듯이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유 후보가 “문 후보님”이라며 답을 끊자 문 후보는 “끊지 마세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유 후보를 합리적·개혁적 보수라고 느껴 왔는데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제기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유 후보는 토론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상대가 인정할 때까지 말꼬투리를 잡는 것은 토론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북한 인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동맹 등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왜 색깔론이냐”며 “문 후보의 북한 인권결의안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나면 후보에서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유 후보에게 “색깔론을 극복하는 것이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는 가장 우선적인 기준”이라며 “(유 후보 발언은) 전형적인 안보장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 후보는 “심 후보가 북한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줄 알았다”며 실망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서도 “‘송민순 문건’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정쟁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주제 벗어난 네거티브 공방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토론을 끌고 갔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가 640만달러를 받은 것에 대해 문 후보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거짓말을 했다”며 “문 후보가 여섯 가지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 질문엔 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노 전 대통령 가족이 (돈을) 받았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노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것은 확인된 바 없다”며 “그 사실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토론이 말꼬리 잡기로 흐르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토론을 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안 후보 본인도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를 거론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냐, 안철수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무슨 말씀이냐”고 했다. 문 후보가 이해를 못하자 안 후보는 세 차례에 걸쳐 “갑철수냐, 안철수냐”고 했다. ‘안철수 갑질’ 공세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민주당 전략기획팀 명의 문건을 언급한 것이다. 주제에서 벗어난 공방이 계속되자 사회자가 “이 자리는 외교·안보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라며 제지했다.
안 후보는 또 문 후보에게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인가”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이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정권이 연장되면 안 된다는 결심에 후보를 양보했는데도 MB 아바타인가”라고 추궁하자 문 후보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로 “유치하다” 지적
정책과 무관한 공방이 지속되자 후보들 스스로 “실망스럽다” “안타깝다” “유치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안 후보는 유 후보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난 초대 평양대사로 가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아우, 유 후보님 실망입니다”라고 했다. 홍 후보는 “지엽 말단적인 일을 갖고 갑론을박을 해 안타깝다”며 “초등학생 감정 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사면을 두 번 해 줬는데 맨입으로 해 줬느냐”고 하자 “유치한 토론 태도 아니냐”고 했다. 이에 홍 후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토론할 때가 유치했다”고 비꼬았다.
유승호/김기만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