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TV 토론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정책 이슈를 둘러싼 검증 대결이 없었고, 맥이 빠진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남은 토론회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TV 토론회를 통한 판세변화는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시청률은 34.5%로 지난 19일 KBS 토론회(밤 10~12시) 때(26.4%)보다 훨씬 높았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지난번 토론회 재탕이었고 크게 변별력을 주지 못했다. 과거의 행적을 놓고 공수를 번갈아가는 형식이었다. 그렇다 보니 서로 불필요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해 토론이 싱거웠다. 스탠딩 방식은 좋지만, 남은 토론회는 세 명 정도로 압축해야 할 것 같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미래의 안보 지형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고, 송민순 회고록 등 과거 얘기만 오갔다. 후보 간 우열이 드러나지 않았고,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주기 어려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상당히 여유 있었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지도자로서 선이 굵어 보이진 않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사퇴 압박에도 자기 입장을 분명히 해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을 것이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토론 흐름과 콘텐츠가 상대방 약점을 공격하는데 많은 비중을 둔 것이 아쉬웠다. 자신의 비전과 국정철학을 알리는 게 부족했다. 문 후보는 곤혹스러운 질문에도 긴장하지 않고 잘 대응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새 정치의 구체적 플랜을 보여주는데 미흡했다.

△김성주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대선후보 토론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네거티브로 일관됐다. 문 후보는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안 후보는 두루뭉술한 모습을 보여줬다. 유 후보는 안보만 물고 늘어져 지난번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김채연/배정철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