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오른쪽)가 24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오른쪽)가 24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 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층 표심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보수층은 최근까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력 보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하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보수층이 안 후보를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을 놓고 고심하면서 문 후보와 안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유례없는 3파전 구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층은 크게 세 갈래로 움직이고 있다. TK를 중심으로 홍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홍 후보의 TK 지지율은 19.1%로 2주 전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보수층에서도 홍 후보 지지율은 23.6%에서 33.2%로 1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TK에서 홍 후보 지지율이 26%로 1주일 만에 18%포인트 급등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도 일부 보수층이 이동하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유 후보의 보수층 지지율은 2주 새 4.8%에서 8.3%로 올랐다.

보수층 일부는 부동층으로 남아 판세를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13.7%, 한국갤럽 조사에서 12%의 보수층이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했거나 의견을 유보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보수 표심이 안 후보에게서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자 홍 후보는 이들을 결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 후보는 24일 강원 춘천 유세에서 “집권하면 이 땅에서 종북좌파를 박멸하겠다”며 “강성 귀족노조와 전교조도 손보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정하게 재판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무죄라고 본다”며 “홍준표가 당선되면 박 전 대통령이 공정한 재판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 측은 보수층을 결집하면 지지율이 20%대로 올라 문·안·홍 3자 구도 또는 문·홍 양자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한 의원은 “지지 후보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보수 성향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20% 가까이 된다”며 “이들만 결집시키면 문 후보와 홍 후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범죄 모의’ 논란 등으로 홍 후보의 확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홍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면 안 후보 지지층 중 진보에 가까운 유권자 일부는 문 후보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