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 '북한 인권결의안' 진실게임…문재인, 송민순 고발vs송민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보낸 편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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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회고록' 논란 법적논쟁 비화
문재인측 "시시비비 단호히 가려 법적책임 묻기로"
송민순, 총장 사퇴…경쟁 후보들 문재인 비난하며 협공
문재인측 "시시비비 단호히 가려 법적책임 묻기로"
송민순, 총장 사퇴…경쟁 후보들 문재인 비난하며 협공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24일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후보자 비방,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문 후보 측의 고발 직후 송 전 장관은 북한대학원대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건 맞공개로 진실공방
양측의 진실공방은 송 전 장관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우리 정부가 기권표를 던지기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북한에 의견을 물었고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문 후보가 이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문 후보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은 서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제시하는 ‘문건 공개전’을 벌였다.
![[대선 D-14] '북한 인권결의안' 진실게임…문재인, 송민순 고발vs송민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보낸 편지 공개](https://img.hankyung.com/photo/201704/AA.13773021.1.jpg)
송 전 장관은 지난 21일 당시 정부가 확인한 북한의 견해를 청와대가 정리했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23일 “결의안 기권은 2007년 11월16일 결정됐다”는 당시 회의 내용을 기록한 박선원 전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의 메모를 맞공개하는 등 반발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들은 “오히려 송 전 장관이 이때 기권으로 결정된 사안에 계속해서 반대를 고집하고 북의 반응을 확인하는 데 찬성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 전 장관은 “북의 반응에 따라 보고해 결정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송 전 장관 ‘손편지 공개’
송 전 장관은 문 후보와의 진실 공방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이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아 노 전 대통령에게 쓴 손편지를 공개했다. 손편지에는 ‘북한은 우리에게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는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를 통해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설득하는 데 애써왔습니다’ 등 내용이 담겼다. 특히 ‘참여정부의 흠을 잡는 데 혈안이 돼 있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좋은 공격 구실을 주는 것도 저로서는 가슴 답답한 일입니다’고 썼다. 송 전 장관이 손편지를 보낸 2007년 11월16일은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주재 청와대 관저회의가 있던 날이다.
각 당은 문 후보에 대한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강원 유세에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 후보 측이 전날 제시한 ‘송민순 반박 문건’에 대해 “뒤늦게 자기 서류를 공개했는데 그 서류가 진짜인지 아닌지 어떻게 믿느냐”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역시 “문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히 밝히는 것이 좋지, 자꾸 색깔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기관리 능력에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문 후보 측 태도를 비판했다. 바른정당 검증특위 부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문 후보는 국민을 향한 치졸한 사기 은폐 행각을 중단하고, 고의로 누락시킨 메모의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