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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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민군 창건일(한국시간 25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중국, 일본, 독일 정상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며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제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실험 등 핵 개발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와 유럽 주요 국가들의 정상과 공동으로 북한에 사전 압박을 가함으로써, 만약 북한이 이런 경고를 무시하고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강행한다면 국제 공조를 통해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이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일본 구축함과 공동 훈련을 진행하며 한반도에 접근 중이고, 중국 공군 전폭기가 비상 대기에 들어가자, 북한이 칼빈슨호를 수장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시점에서 이뤄진 열강 정상 간 통화여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전날 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통화에서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에 즈음해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탄도미사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브리핑에서 "미·일 정상은 일련의 지역적·세계적 문제들에 대해 상호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통화에서 북한에 도발 행동을 자제하도록 요구해 나가자는 데 완전하게 의견을 일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던 것과 관련해 "말과 행동으로 이를 보여준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국제사회는 물론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상 매우 커다란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의 핵 항모 칼빈슨 전단과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서태평양에서 공동훈련을 시작한 것을 언급하며 "앞으로 계속 미국과 연대해 높은 수준의 경계감시를 유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도 통화해 북한의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실험 가능성을 놓고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최근 두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논의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추가 통화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에서 북한의 계속된 호전적 행위를 비난하고 북한 정권의 이 같은 행동이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백악관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으로 조성된 위협의 긴급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 측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를 결연히 반대하며 동시에 유관 각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한반도를 긴장시키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유관 각국이 자기가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같은 방향을 향해 가야 한반도 핵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국제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중미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통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제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아주 필요하다"면서 "양국이 공통된 인식을 착실히 이행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추세를 공고히 해야 하며 지도부 간 협력을 강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방중 준비 작업을 잘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시 주석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좋은 회담을 했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