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역량&부가가치 1위] 불안한 경영환경, 믿을 건 브랜드다
2017년 한국을 둘러싼 경제 환경은 불투명하다. 북한 핵 사태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경제 보복을 지속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1분기 한국 경제는 예상보다 선전했다.

지난 몇 년간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수요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K뷰티’ 견제가 이어지면서 중동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중동법인을 설립한 뒤 주변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에 진출했다. LG생활건강은 기초화장품 라인으로 중동 여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새 시장을 개척하려면 명확한 콘셉트와 역량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유연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경영협회(회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는 한국 산업계를 대상으로 14년째 글로벌 브랜드역량지수(GBCI)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역량과 가치를 평가한 결과 한국 산업계의 글로벌 브랜드역량지수는 70.16으로 성장세가 전년보다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70.20)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계가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는 올해 1~2월, 4주에 걸쳐 만 15세 이상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다. 유효 응답자는 10만2118명이다.
2017년 글로벌 브랜드역량 및 부가가치 1위 기업 인증식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양선길 쌍방울 대표(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박영준 글로벌경영협회 회장, 엄경익 횡성축산업협동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2017년 글로벌 브랜드역량 및 부가가치 1위 기업 인증식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양선길 쌍방울 대표(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박영준 글로벌경영협회 회장, 엄경익 횡성축산업협동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2004년 처음 시행한 글로벌 브랜드역량 평가는 △인지 △연상 △지각 품질 △시장 FACT △명품 역량 등 다섯 부문으로 나눠 조사하고 있다. 올해 조사는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는 9개 산업군 186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했다. 서울 및 6개 광역시를 포함, 전국을 조사 지역으로 했다. 응답자 10만2118명 중 여성이 57.2%로 남성(42.8%)보다 14.4% 많았다. 연령별로는 10대가 2.7%, 20대 22.8%, 30대 32.1%, 40대 29.9%, 50대 이상은 12.5%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 응답자가 29.9%로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 지역 응답자가 25.5%로 그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 9개 산업군 가운데 전자정보통신산업군 지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일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국내 스마트폰업계는 출하량 기준 1위를 수성했다. 대폭 업그레이드된 제품 사양과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 및 기업 신뢰도를 회복시킨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건강기능산업은 69.61로 산업군 중 하위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역량 강화를 위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산업계의 글로벌 브랜드역량지수는 2004년 첫 조사 때(61.15)에 비하면 14년간 9.01포인트(14.7%) 상승했다. 이런 결과는 한국 산업계가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노력을 한국 소비자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2014년부터 장기간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발표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부가가치(GBVA·Global Brand Value Added) 평가 결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GBVA는 소비자 관점의 평가인 글로벌 브랜드역량조사 데이터(10년 이상)를 기반으로 전문가 관점과 재무적 관점을 통합해 브랜드 자산의 실제적 가치를 분석 평가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가치 지표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계열 분석을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강도지수를 산출해 부가가치 등급을 부여한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재무지표 분석 데이터를 합산해 무형 자산으로서의 브랜드 가치 평가를 산출한다.

올해 조사 평가에서는 전체 대상 748개 브랜드 중 566개가 기준 이상 지수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는 신제품 출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브랜드 가치가 제품 가격 대비 3.5배에 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소비자에게 최고 명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