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총서 반대의견 비중 가장 높았던 운용사는…
지난 1년간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대상기업의 주주총회에서 가장 많이 반대한 안건은 이사·감사 선임과 이들의 보수 인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25일까지 공시를 마친 자산운용사 49곳의 주식 의결권 행사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자산운용업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1320개 투자 대상기업 주총에서 7175건 안건에 찬반의사를 밝혔다. 이 중 2.5%인 180건을 반대했다.

반대가 가장 많았던 안건은 이사와 감사 선임이었다. 전체 반대 안건의 64%(115건)를 차지했다. 반대 이유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기업가치를 훼손한 인물이란 게 많았다. 베어링자산운용은 효성 이사진과 감사위원들이 대주주 일가의 분식회계 의혹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들을 경영에서 배제시키지 못했다며 재선임에 반대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의 경우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하거나 과도하게 연임을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메디톡스 금강공업 신라교역 영풍 코스맥스비티아이 아이센스 효성 등은 사외이사 또는 감사의 재직 연한이 너무 많다는 사유로 한 곳 이상의 자산운용사로부터 반대 의견을 받았다. 만도 동성화인텍 한국항공우주산업 바텍 등의 사외이사나 감사에 대해선 출석률이 저조하다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사와 감사 보수도 엄격하게 따졌다. 전체 반대 건수의 12%(23건)가 보수 인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퇴직금 인상안에는 7건의 반대표가 나왔다. 테라세미콘과 원익IPS 합병에는 네 곳의 자산운용회사가 주주가치를 침해한다며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주식 의결권을 통해 반대의사를 가장 많이 제시한 운용사는 메리츠자산운용으로 548건의 안건 가운데 55건(10.0%)을 반대했다. 메리츠는 이사나 감사 후보를 별도 안건으로 구분하지 않고 후보군으로 묶어 일괄 상정한 경우도 주주권한 제한을 이유로 거부했다. 반대 의결권 행사비율은 이스트스프링(5.9%), 베어링(5.1%), 신영(4.5%), KB자산운용(4.5%) 등도 높았다. 반면 32개 자산운용사는 단 하나의 안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