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후보들은 국방예산을 늘리겠다고 일제히 공약했다. 장병들의 복무여건을 개선하고 첨단무기를 들여와 전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국방비 증액 수치를 발표한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다. 문 후보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인 국방비를 향후 2.7~2.8%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3%를 목표로 잡았고, 유 후보는 가장 높은 3.5%를 목표로 제시했다.

세 후보는 첨단무기 중심으로 군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지만 각론에선 조금씩 다르다. 문 후보는 출산율 감소 등으로 줄어드는 병력을 첨단무기로 보완하기 위해 국방비를 더 쓸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했다. 또 병사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공약을 이행하려면 장교와 부사관 등 직업군인을 확충해야 하는 만큼 관련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

안 후보는 ‘안보 공백’을 이유로 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한다. 그 대신 첨단무기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 R&D 예산의 14%인 국방 R&D 예산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안 후보의 생각이다.

세 후보는 국방비 증액 공약의 구체적인 이행 시점을 못박지 않았다. 단기간 내 달성하기 쉽지 않아서다. 2013년 이후 국방비는 연평균 4%가량 늘어나고 있지만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2.4% 선을 유지해왔다. 국방비가 GDP 증가 속도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그 비중을 3%로 올리려면 올해 국방예산을 40조원에서 50조원으로 10조원 증액해야 한다. 한 국방 전문가는 “첨단무기 예산을 중심으로 국방비를 늘리려 해도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깎이는 일이 반복됐다”며 “사회적 합의나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