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약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공약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약보다 급진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대선후보 공약 비교] 문재인 "임대사업 등록 유도"…안철수 "임대료 상한 5%로"
문 후보는 연간 임대료 상승률을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기존 전·월세 계약을 한두 차례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안 후보는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집주인의 임대사업자 등록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세금 감면, 리모델링 지원 등을 통해 자발적인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안 후보는 임대사업자 등록과 임대차 내용 신고를 의무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점진적이든 전면적이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우려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에게 1~2회의 계약갱신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4~6년까지 같은 공간에서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안 후보는 계약갱신권한을 1회 부여해 최대 4년까지 주거를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후보는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과정에서 여론수렴 등을 통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세입자는 쫓겨날 염려 없이 한자리에서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임대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이웃에 피해를 주는 문제 세입자를 쫓아낼 수도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상한제는 연간 임대료 상승폭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현재 연 5% 혹은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여러 건 발의돼 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재계약 시 임대료 상한을 연 5%로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상승률 등은 결정된 바 없다. 정부 운영단계에서 밝힐 문제”라고 했다.

이 제도 시행에 앞서 집주인들은 미리 전·월세 가격을 대폭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입주물량이 풍부해 올해 전·월세 시장은 최근 10년 이내에 가장 안정적이며, 하반기엔 역전세난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잠잠한 전·월세시장을 자극해 임대료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 품질이 떨어지고,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