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이 속속 한반도에 집결하고 있다. 미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약 1만8000t급)는 25일 항모전단의 일원으로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 잠수함엔 사거리 2000여㎞이며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발이 실려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은 이날 서해에서 미 이지스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함, 우리 구축함 왕건함(4400t급) 등과 함께 전술 기동훈련 및 함포 실사격 훈련을 했다. 이번 주말에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동해에서 연합 훈련을 펼칠 예정이다. 칼빈슨호는 26~27일 동해에 진입할 계획이다. 칼빈슨호에는 F/A-18 슈퍼호닛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70여대 항공기가 탑재됐다. 해군은 “이번 한·미 연합 해상훈련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양국의 강력한 응징 의지와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인 이날 당초 우려됐던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 대신 강원 원산 일대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장사정포를 비롯한 포병 장비 300∼400문을 투입해 훈련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참석해 현장을 직접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정포는 사거리가 약 60㎞에 이른다. 수도권이 사정권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하고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력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군과 외교안보당국은 대통령 선거와 새로운 정부 출범의 과도기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