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규 디케이오스텍 대표가 26일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98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최명배 한빛회(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회) 회장, 김 대표,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제공
김학규 디케이오스텍 대표가 26일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98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최명배 한빛회(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회) 회장, 김 대표,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제공
최근 자동차 부품인 ‘튜블러빔’을 구매하기 위해 디케이오스텍 공장을 실사한 해외 바이어는 바로 공급계약 검토에 들어갔다. 튜블러빔 제조공정의 자동화 설비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이다. 튜블러빔은 자동차 차체 하부 골격을 구성하는 서스펜션에 쓰이는 파이프 부품이다. 디케이오스텍은 일본 요로즈와 기술제휴를 맺고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40억원을 투자해 경남 창녕공장에 자동화공정까지 도입했다. 김학규 디케이오스텍 대표는 “기술 이전을 받은 뒤에도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원래 제품보다 생산단가를 낮추는 등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들에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300억원 가운데 1100억원가량을 수출로 올렸다.

◆자동차 부품 틈새시장 공략

디케이오스텍은 원래 분무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었다. 1994년 김 대표의 부친인 김광홍 회장이 인수하면서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르노삼성의 1차 협력사다. 서스펜션을 비롯한 자동차 부품을 공급한다.

김 대표가 2004년 가업을 승계하면서 첫 과제로 꼽은 게 기술력을 갖추는 일이었다. 일본 닛산의 핵심 부품업체인 요로즈와 기술제휴를 맺고 부품 국산화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자동차 부품은 정확한 규격에 따라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하는데 초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한 탓에 비싼 이전료를 내면서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기술을 배우고 생산 경험이 쌓이자 점차 개선할 점들이 눈에 보였다. 기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던 해외 업체가 시도하지 않는 틈새를 파고들었다. 튜블러빔 제조공정을 기존 공법들의 장점을 섞은 복합공법(리퀴드포밍)으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리퀴드포밍은 파이프를 제작할 때 그 안에 적정량의 물을 넣어 성형하는 공법이다. 물의 양과 압력 변화를 조절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김 대표는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개선한 덕에 현재 일부 제품은 오히려 기술을 이전해준 요로즈 등에 공급하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 부품 확대

디케이오스텍은 자체 생산 부품군을 늘려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완성차업체나 다른 협력사에서 부품 공급 제안이 들어오면 대부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당장 기술이 없으면 이전받고, 후에 더 좋은 기술력을 갖추면 된다”고 말했다. 서스펜션 외에도 차체를 들어 올리는 리프트잭과 주차브레이크 부품도 이런 방식으로 기술을 확보했다. 차량용 리프트잭은 인도 부품업체 오토라인에서 기술을 이전받았다. 주차브레이크는 일본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두 부품 모두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 중이다.

김 대표는 올해 글로벌 파트너를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1400억원 선이다. 김 대표는 “생산 기술과 경험은 충분히 쌓았지만, 독자적인 디자인·설계 능력이 글로벌업체보다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수출 규모가 크지 않은 부품이라도 개발·생산 횟수를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