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文·붉을 洪, 수트 劉…지지율에 숨겨진 패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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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패션'은 자신의 철학과 정치 성향,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다. 과거 일부 여성 정치인에게 국한되던 패션 감각은 이제 여성·남성을 불문하고 모든 정치인에게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패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선은 준비기간이 유독 짧았던만큼 각 당 후보들도 옷과 헤어 등 패션에 더 신경쓰는 모습이다.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해 마지막까지 표심을 얻기 위해서다. 실제 지지율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마다 후보들의 패션도 미묘하게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문재인, 푸른색·줄무늬 넥타이 즐겨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넥타이와 헤어 등에 전반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선거 운동 초기에는 공식석상에서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즐겨맸다. 패션업계에서 푸른색은 신뢰감을 높이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당 색깔이 푸른색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벽보 사진을 찍을 때에는 미국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착용했던 체크무늬 넥타이를 선택했다. 당의 색깔과 넥타이를 맞춘 다른 남성 후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 넥타이는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최근에는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부분 염색으로 헤어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문 후보 측에 따르면 최근 염색 효과가 있는 샴푸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옷·헤어·목소리까지 다 바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겉으로 보여지는 패션은 물론 목소리 등 내적으로도 변화를 줘 이번 대선에서 스타일을 가장 많이 바꿨다.
안 후보는 3월 말부터 일명 목을 긁는 '소몰이 창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문재인을 이길 승부사 누굽니까"라는 대목을 외칠 때 그가 보여준 소몰이 창법은 한동안 화제가 됐다.
안 후보는 헤어와 패션 스타일도 싹 바꿨다. 과거엔 머리카락이 이마를 살짝 가렸지만, 최근에는 앞머리를 뒤로 넘겨 2대8 가르마로 이마를 시원하게 드러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선 주로 흰 셔츠 차림을 보여준다. 셔츠 소매를 말아올리고 주먹 쥔 손을 치켜드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 열정적이고 능동적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푸른색 셔츠 계열에 당명이 적힌 점퍼나 연두색 셔츠만 입은 노타이 차림도 자주 볼 수 있다.
토론회나 공식 석상에서는 초록색 넥타이를 즐겨한다. 안 후보 얼굴이 흰 편이라 녹색이 잘 받는 편이다. '강철수'를 앞세우는 전략에는 녹색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강렬한 녹색은 시선을 사로잡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다.
안 후보는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는 초록색보다는 파스텔톤의 연두색을 앞세우고 있다. 가파르게 올라가던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면서 강한 이미지보다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제주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안 후보는 빗살 무늬가 들어간 연두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홍준표, 빨간색 사랑…자주빛 변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늘 빨간 넥타이를 고집한다. 그의 빨간색 사랑은 유별나다. 평소 골프나 등산 단합회 등에서도 빨간색 운동복을 착용했다.
홍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이름에 홍이 들어가서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상 똑같은 빨간색을 고수하는 건 아니다.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른 톤의 빨간색이거나 무늬가 들어있다. 홍 후보는 지난달 1차 토론회에선 빨간색 바탕에 광택기법으로 꽃무늬가 새겨진 넥타이를 맸다. 각 당 후보들과 한자리에 서는만큼 무늬를 통해 시선을 모으고 보다 차별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기본적인 빨간색에서 벗어나 자주빛 등으로 색상을 확장하고 있다. 패션을 통해 지지율 상승 기세를 몰아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지난달 26~27일 대구 서문시장과 경북지역 유세에서 자주빛이 감도는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강렬한 빨간색 보다는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색으로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상정, 흰색·노란색 재킷 스타일링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선거 운동 초기에는 검은색, 회색 재킷 등 무거운 색상의 옷을 주로 선보였다.
하지만 선거 운동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흰색과 빨간색 재킷 등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TV토론회에서는 빨간색 재킷에 흰색 이너웨어를, 현장 유세에서는 베이지색 재킷에 노란색 이너웨어를 소화했다. 심 후보가 특히 강조하는 색상은 노란색으로 정의당을 강조하는 색이기도 하다. 패션업계에서 노란색은 희망과 재생(Recycle)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심 후보 목소리 톤이 묵직한 편인 만큼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란색을 즐겨 입는다는 해석도 있다.
◆ 유승민, 수트로 지적인 이미지 강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넥타이와 헤어, 재킷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수트에 신경을 쓴다.
얼핏 보면 늘 같은 패션인 듯 보이지만 몸에 꼭 맞게 재단한 다양한 수트를 통해 지적이 이미지를 강조한다. 유 후보는 최근 그동안 착용하던 얇은 검은색 테 안경 대신 동그란 뿔테 안경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머리도 가르마를 없애고 이마를 드러내는 스타일로 바꿔 한층 젊고 화사한 느낌을 준다.
정치인보다는 학자처럼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던만큼 이를 탈피하기 위해 패션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패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선은 준비기간이 유독 짧았던만큼 각 당 후보들도 옷과 헤어 등 패션에 더 신경쓰는 모습이다.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해 마지막까지 표심을 얻기 위해서다. 실제 지지율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마다 후보들의 패션도 미묘하게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문재인, 푸른색·줄무늬 넥타이 즐겨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넥타이와 헤어 등에 전반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선거 운동 초기에는 공식석상에서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즐겨맸다. 패션업계에서 푸른색은 신뢰감을 높이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당 색깔이 푸른색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벽보 사진을 찍을 때에는 미국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착용했던 체크무늬 넥타이를 선택했다. 당의 색깔과 넥타이를 맞춘 다른 남성 후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 넥타이는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최근에는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부분 염색으로 헤어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문 후보 측에 따르면 최근 염색 효과가 있는 샴푸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옷·헤어·목소리까지 다 바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겉으로 보여지는 패션은 물론 목소리 등 내적으로도 변화를 줘 이번 대선에서 스타일을 가장 많이 바꿨다.
안 후보는 3월 말부터 일명 목을 긁는 '소몰이 창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문재인을 이길 승부사 누굽니까"라는 대목을 외칠 때 그가 보여준 소몰이 창법은 한동안 화제가 됐다.
안 후보는 헤어와 패션 스타일도 싹 바꿨다. 과거엔 머리카락이 이마를 살짝 가렸지만, 최근에는 앞머리를 뒤로 넘겨 2대8 가르마로 이마를 시원하게 드러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선 주로 흰 셔츠 차림을 보여준다. 셔츠 소매를 말아올리고 주먹 쥔 손을 치켜드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 열정적이고 능동적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푸른색 셔츠 계열에 당명이 적힌 점퍼나 연두색 셔츠만 입은 노타이 차림도 자주 볼 수 있다.
토론회나 공식 석상에서는 초록색 넥타이를 즐겨한다. 안 후보 얼굴이 흰 편이라 녹색이 잘 받는 편이다. '강철수'를 앞세우는 전략에는 녹색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강렬한 녹색은 시선을 사로잡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다.
안 후보는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는 초록색보다는 파스텔톤의 연두색을 앞세우고 있다. 가파르게 올라가던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면서 강한 이미지보다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제주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안 후보는 빗살 무늬가 들어간 연두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홍준표, 빨간색 사랑…자주빛 변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늘 빨간 넥타이를 고집한다. 그의 빨간색 사랑은 유별나다. 평소 골프나 등산 단합회 등에서도 빨간색 운동복을 착용했다.
홍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이름에 홍이 들어가서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상 똑같은 빨간색을 고수하는 건 아니다.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른 톤의 빨간색이거나 무늬가 들어있다. 홍 후보는 지난달 1차 토론회에선 빨간색 바탕에 광택기법으로 꽃무늬가 새겨진 넥타이를 맸다. 각 당 후보들과 한자리에 서는만큼 무늬를 통해 시선을 모으고 보다 차별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기본적인 빨간색에서 벗어나 자주빛 등으로 색상을 확장하고 있다. 패션을 통해 지지율 상승 기세를 몰아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지난달 26~27일 대구 서문시장과 경북지역 유세에서 자주빛이 감도는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강렬한 빨간색 보다는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색으로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상정, 흰색·노란색 재킷 스타일링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선거 운동 초기에는 검은색, 회색 재킷 등 무거운 색상의 옷을 주로 선보였다.
하지만 선거 운동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흰색과 빨간색 재킷 등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TV토론회에서는 빨간색 재킷에 흰색 이너웨어를, 현장 유세에서는 베이지색 재킷에 노란색 이너웨어를 소화했다. 심 후보가 특히 강조하는 색상은 노란색으로 정의당을 강조하는 색이기도 하다. 패션업계에서 노란색은 희망과 재생(Recycle)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심 후보 목소리 톤이 묵직한 편인 만큼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란색을 즐겨 입는다는 해석도 있다.
◆ 유승민, 수트로 지적인 이미지 강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넥타이와 헤어, 재킷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수트에 신경을 쓴다.
얼핏 보면 늘 같은 패션인 듯 보이지만 몸에 꼭 맞게 재단한 다양한 수트를 통해 지적이 이미지를 강조한다. 유 후보는 최근 그동안 착용하던 얇은 검은색 테 안경 대신 동그란 뿔테 안경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머리도 가르마를 없애고 이마를 드러내는 스타일로 바꿔 한층 젊고 화사한 느낌을 준다.
정치인보다는 학자처럼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던만큼 이를 탈피하기 위해 패션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