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줄이고 임금은 올리고…극심한 인력부족 시달리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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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햄버거체인 모스버거, 내달부터 개점 1~2시간 늦춰
외식업계 전반 단축 움직임
야마토운수, 27년 만에 택배 운임 5~20% 인상키로
생산가능인구 50년간 41%↓…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성장 우려
외식업계 전반 단축 움직임
야마토운수, 27년 만에 택배 운임 5~20% 인상키로
생산가능인구 50년간 41%↓…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성장 우려
“일손 부족에 따른 기업 도산 가능성마저 우려할 정도다. 모든 기업이 인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일본 경제주간 겐다이비즈니스)
일본 기업들이 고령화·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에 휘청이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9년 만에 “경기가 확장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정도로 경기는 호황이지만 제조·건설·유통 등 산업계 곳곳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직원 못 구해 영업 못 한다”
27일 아사히신문은 “유명 햄버거 체인인 모스버거가 일손 부족 탓에 오는 5월부터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줄인다”고 보도했다. 50여개 점포에서 개점시간을 1~2시간가량 늦춰 영업시간을 줄인다는 것이다. 모스버거는 아침식사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먹는 일본인 생활 패턴을 고려해 그동안 오전 7시~오후 11시에 영업해왔다. 하지만 오전에 일할 점원을 구하지 못하는 곳이 늘면서 운영시간을 손보게 됐다.
모스버거뿐만 아니다. 223개 점포를 보유한 패밀리 레스토랑 로열호스트는 올해 24시간 영업을 전면 폐지했다. 레스토랑 체인 가스트는 2013년부터 가맹점 폐점시간을 평균 2시간 앞당겼다. 지난 25일엔 일본 최대 운송업체 야마토운수가 배송물량 증가와 일손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27년 만에 택배 운임을 5~20% 인상하기로 했다.
일손 부족이 상시화되자 업계는 자동화·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편의점 5개사는 2025년까지 모든 점포에 소비자가 스스로 계산하는 무인 계산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주류업체 산토리홀딩스와 식품업체 닛신식품은 상품 공동배송을 추진하고 있다.
신입사원 일괄채용에서 벗어나 연중 수시채용하는 식으로 일손 부족에 대응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4719개 일본 기업이 올해 수시 채용할 인원은 4만590명으로 지난해보다 11.8% 늘었다. 규동(소고기덮밥) 체인인 마쓰야가 지난해보다 66.7% 늘어난 250명을 수시채용하기로 했고, 야마토운수는 전년보다 40% 증가한 600명의 고졸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감소 탓 마이너스 성장하나
유통업 등에서 인력난이 심해지는 건 고령화·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축소 여파가 노동강도가 센 업종부터 나타나고 있어서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억2709만명이던 일본 인구는 2016년 1억2693만명으로 줄었다. 생산가능인구는 2015년 7728만명에서 2065년 4529만명으로 50년간 41%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가능 인구 급감으로 일본인 1인당 일자리 수는 2011년 0.68개에서 올 2월 1.43개로 수직상승했다. 건설과 교통, 의료 등 분야에서 유효구인배율(기업의 구인 수/공공직업안내소에 신청한 구직자 수)은 세 배를 넘고 있다.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되면서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 강도가 센 건설·유통·제조업을 기피하는 풍조가 확대됐다. 인력채용업체 리크루트에 따르면 대졸자 1인당 유통업 일자리는 11.32개, 건설업 9.41개, 제조업 2.03개에 달하지만 구직자는 금융(1인당 일자리 0.19개), 서비스·정보(0.44개) 등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장시간 노동 규제 △고령자 취업 촉진 △외국인 인재 영입 장려 등을 일손부족 대책으로 내놨다.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장려하고 만 65세가 넘어도 일할 수 있도록 정년 연장을 독려하고 있지만 충분한 인력 확보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직원 못 구해 영업 못 한다”
27일 아사히신문은 “유명 햄버거 체인인 모스버거가 일손 부족 탓에 오는 5월부터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줄인다”고 보도했다. 50여개 점포에서 개점시간을 1~2시간가량 늦춰 영업시간을 줄인다는 것이다. 모스버거는 아침식사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먹는 일본인 생활 패턴을 고려해 그동안 오전 7시~오후 11시에 영업해왔다. 하지만 오전에 일할 점원을 구하지 못하는 곳이 늘면서 운영시간을 손보게 됐다.
모스버거뿐만 아니다. 223개 점포를 보유한 패밀리 레스토랑 로열호스트는 올해 24시간 영업을 전면 폐지했다. 레스토랑 체인 가스트는 2013년부터 가맹점 폐점시간을 평균 2시간 앞당겼다. 지난 25일엔 일본 최대 운송업체 야마토운수가 배송물량 증가와 일손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27년 만에 택배 운임을 5~20% 인상하기로 했다.
일손 부족이 상시화되자 업계는 자동화·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편의점 5개사는 2025년까지 모든 점포에 소비자가 스스로 계산하는 무인 계산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주류업체 산토리홀딩스와 식품업체 닛신식품은 상품 공동배송을 추진하고 있다.
신입사원 일괄채용에서 벗어나 연중 수시채용하는 식으로 일손 부족에 대응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4719개 일본 기업이 올해 수시 채용할 인원은 4만590명으로 지난해보다 11.8% 늘었다. 규동(소고기덮밥) 체인인 마쓰야가 지난해보다 66.7% 늘어난 250명을 수시채용하기로 했고, 야마토운수는 전년보다 40% 증가한 600명의 고졸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감소 탓 마이너스 성장하나
유통업 등에서 인력난이 심해지는 건 고령화·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축소 여파가 노동강도가 센 업종부터 나타나고 있어서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억2709만명이던 일본 인구는 2016년 1억2693만명으로 줄었다. 생산가능인구는 2015년 7728만명에서 2065년 4529만명으로 50년간 41%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가능 인구 급감으로 일본인 1인당 일자리 수는 2011년 0.68개에서 올 2월 1.43개로 수직상승했다. 건설과 교통, 의료 등 분야에서 유효구인배율(기업의 구인 수/공공직업안내소에 신청한 구직자 수)은 세 배를 넘고 있다.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되면서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 강도가 센 건설·유통·제조업을 기피하는 풍조가 확대됐다. 인력채용업체 리크루트에 따르면 대졸자 1인당 유통업 일자리는 11.32개, 건설업 9.41개, 제조업 2.03개에 달하지만 구직자는 금융(1인당 일자리 0.19개), 서비스·정보(0.44개) 등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장시간 노동 규제 △고령자 취업 촉진 △외국인 인재 영입 장려 등을 일손부족 대책으로 내놨다.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장려하고 만 65세가 넘어도 일할 수 있도록 정년 연장을 독려하고 있지만 충분한 인력 확보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