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확정실적(연결 기준)을 27일 발표했다. 매출 50조5500억원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영업이익은 48.2% 늘었다.

사업부문별로는 전자부품을 담당하는 DS부문이 7조5900억원을 벌어들여 전체 영업이익의 77%가량을 차지했다. TV 및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3800억원, IM부문(휴대폰 담당)은 2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IM부문은 대표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이 지난해 갤럭시S7보다 한 달 늦게 출시되며 매출은 4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8200억원이 줄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상승을 이끈 반도체가 2분기에 더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실적발표회에서 “2분기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가 D램은 1분기 대비 한 자릿수 후반 퍼센트, 낸드는 한 자릿수 중반 퍼센트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비트그로스는 D램과 낸드 모두 전 분기 대비 10% 초반 감소했지만, 평균 판매가격이 D램은 20%, 낸드는 10% 이상 상승하면서 좋은 실적이 나왔다. D램과 낸드는 2분기에도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비트그로스가 늘어나는 만큼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이 같은 반도체 호조에도 삼성전자는 D램 생산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전세원 메모리담당 전무는 “11라인이 이미지센서 생산라인으로 전환되며 줄어드는 D램 생산량을 보완하기 위한 투자 외에 증설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평택에서 짓고 있는 3차원(3D) 낸드 공장을 중심으로 1분기 5조원의 시설투자가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시설투자로 쓴 돈은 9조8000억원으로 4조2000억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증설에 쓰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등 변화에 대응하려면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지만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으로 중장기 사업 추진에 어려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과 주요 투자결정 지연 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측이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을 사업 걸림돌로 언급한 것은 지난달 주주총회에 이어 두 번째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