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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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재 기자 ] 페라리. 이름만 들어도 심장을 뛰게 하는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다. 앞발을 치켜든 말 모양의 엠블럼은 보는 것만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지난달 24일 최신형 모델 'GTC4 루쏘T'(사진)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타봤다. 고성능차답게 짜릿한 달리기 성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이었다.

◆ 강력한 힘 지닌 맹수, 8기통 엔진의 매력

차를 마주하니 길쭉한 보닛과 날렵한 몸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닥에 닿을 듯한 차체는 사냥 전 웅크린 표범처럼 위압적이다.

시동을 걸자 '그르렁'거리는 엔진소리를 내며 거친 숨을 내쉰다.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한 마리 맹수 같다. 가속페달을 밟자 빠르게 치고 나간다. 몸이 쏠릴 정도로 강력한 힘이다.

직선 주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봤다. 속도계 눈금이 순식간에 시속 170㎞를 넘어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했다. 최고 출력 610마력, 최대 토크 77.5㎏·m인 8기통 3.9L 터보 엔진은 차를 가볍게 밀고 나갔다.

페라리의 계보를 잇는 12기통 엔진이 아니라고 얕잡아 본 건 큰 실수였다. 엔진 크기를 줄이면서 가벼운 몸놀림은 또 다른 무기가 됐다. 거친 엔진소리는 속도를 높일수록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아름답다. 전자식 바이패스(By Pass) 밸브가 배기음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덕분이다.

회전 구간에 들어서면서 브레이크를 밟자 땅에 꽂히는 듯 속도가 줄어든다. 조수석에 탄 진행자가 "차를 믿어보라"며 빠른 속도로 통과하라고 주문했다. 차가 따라올 수 있을지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굽어진 코너를 돌 때 뒷바퀴가 밀리는 오버스티어 현상을 걱정했지만,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재빠르게 빠져나간다. 회전 시 뒷바퀴 방향을 조정하는 '4WS'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사진=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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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카와 실용성의 조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페라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스포츠카를 선보이겠다는 것. GTC4 루쏘T엔 이러한 고심의 흔적이 묻어난다.

가장 큰 특징은 여유로운 뒷좌석이다. '2+2' 구성이지만 성인 남성 4명이 앉기에 넉넉하고 글라스 루프를 적용해 개방감도 좋다. GT(그랜드투어링카)처럼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다.

GTC4 루쏘T의 트렁크 용량은 450L로 웬만한 준중형차 못지않다.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이 800L로 늘어난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종 패널)와 조수석 앞에 장착한 대형 디스플레이는 차량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밖에 낮은 엔진 회전수(rpm) 부근 엔진 소음을 줄이는 등 신경을 썼다.

고급 스포츠카 페라리가 매일 매일 탈 수 있는 차로 변한다는 건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철학을 벗어난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GTC4 루쏘T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실용성과의 간극을 절묘하게 메웠다. 가격은 3억원대 중반이다.
사진=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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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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