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 박상재 기자 ] 지난 27일 오후 2시 '삐'하는 요란한 경고음이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을 가득 메운다. 육중한 차체가 쉴 새 없이 옮겨지고, 조립 작업 중인 작업자들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준대형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 답게 '신형 그랜저(IG)'와 '쏘나타 뉴 라이즈' 등이 조립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1000여대의 차가 제작돼 도로로 나간다. 연면적 36만㎡에 이르는 공장에서 40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 신형 그랜저·쏘나타 뉴라이즈 덕에 '즐거운 비명'

"다음달도 아산공장 전체가 주말 특근입니다.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 뉴 라이즈 덕분에 공장이 활기를 띠고 있죠." (이기수 현대차 아산생산실장)

이 실장은 설치된 현황판을 보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공장 상황을 설명했다. 현황판에는 '금일 주간 계획 523대', '현재 408대'와 같은 생산차량 수치가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아산공장은 시간당 67대, 하루 1000여대의 양산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근으로 월 2만5000대의 차를 생산하면서 공장 가동률은 99%까지 뛰었다. 모든 직원이 달라붙어 매일 바쁘게 조립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

지난해 글로벌 시장 침체 및 내수 급감 등으로 월 생산량이 1만3000대까지 뒷걸음질 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신형 그랜저가 있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넉 달째 1만대를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쟁업체 차종에게 밀려 주춤했던 쏘나타는 3년 만에 디자인을 확 바꾼 뒤 소비자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이 실장은 "그랜저는 지금 1만8000여대가량 주문이 밀려 있다"며 "쏘나타는 수출 물량까지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하루 평균 120여대가 생산되는 등 약진하고 있다.

이날 공장에는 '우리의 꿈이 담긴 차 IG', '내 가족이 타는 차 IG'란 문구가 붙은 차체가 멈추지 않고 밀려들어왔다. 육중한 기계가 손질을 마치자 작업자들은 각종 부품을 끼워 넣느라 분주했다.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충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 작은 것 하나까지, 품질개선 노력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고객 요구 수준에 부합하는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산공장은 이를 위해 '마이 미스(My Miss)제' 등을 도입, 품질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 미스제는 작업자가 점검이 필요한 부분을 자진신고하는 시스템이다. 다음 공정 점검자는 일일이 재검사를 하지 않아도 손쉽게 문제를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만약 이 과정을 빠뜨리면 경고가 주어진다.

만에 하나 고쳐지지 않는 경우에도 전산망에 분류돼 공장에서 출고가 불가능하다. 개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사내 네트워크서비스로 실시간 공유돼 각 파트장들이 대책을 마련한다.

이 실장은 "아산공장은 마이 미스제 등 무결점 품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신차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조립을 위해 별도의 교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그랜저와 쏘나타 등은 크게 7단계를 거쳐야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주행, 소음, 물이 새는 여부, 전장부품 재검사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친다.

전자제어장치(ECU) 등을 살피기 위해 2㎞를 달릴 때는 '스마트 주행 검사 시스템'을 사용한다. 완성된 차에 자그마한 키트를 장착하고 주행하면 모든 점검 기록이 저장된다. 작업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아산공장은 스마트공장의 모습도 갖춰나가고 있다. 생산에 필요한 자재는 시스템이 남은 물량을 파악해 알아서 발주한다. 차체를 만들땐 372개의 로봇이 전자동으로 빈틈없이 용접한다.

이 실장은 "아산공장은 자동화 시스템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결합하고 있다"며 "모으는 각종 데이터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최종 목표 가운데 중간 윗단계까지 와있다"고 말했다.

아산=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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