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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현대자산운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키스톤PE를 선정했다. 키스톤PE는 500억원대 후반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600억원에 가까운 베팅을 해 대신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등 경쟁사를 따돌렸다.
예상 인수가격이 450억~5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키스톤PE가 과감한 투자 결정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스톤PE는 인수금융 없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현대자산운용을 사들일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고액 자산가와 일부 기관투자가가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키스톤PE와 추가 협상을 거쳐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통상 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6~7월께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기준으로 업계 30위권의 중형 운용사다. 키스톤PE는 현대자산운용이 대체투자에 강점을 지닌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자산 7조9000억원 중 2조원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키스톤PE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키스톤PE는 구조조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 PEF 운용사다. 지난해 동부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동양물산과 손잡고 국제종합기계도 사들였다. 최근에는 선박기자재 업체 융진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부문 자회사 디섹을 인수했다. HMC투자증권 대표 출신인 제갈걸 회장을 비롯해 우리은행 홍콩법인장을 지낸 현상순 대표, NH투자증권에서 PE사업을 총괄한 손창배 대표 등 경영진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현대자산운용은 KB금융지주에 인수된 옛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다. KB금융지주는 그룹 내 KB자산운용과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이유로 이 회사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놨다. KB증권이 현대자산운용과 함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저축은행은 우선협상자 선정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지난 26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유진그룹과 외국계 투자자 등 두 곳이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유진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지훈/김익환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