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재 투자 규모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인재 공급 규모와 활용 환경은 경쟁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0일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육성 방향’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교육 투자 비중은 5.9%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2%)보다 0.7%포인트 높다. 3차 교육(대학 등 고등교육) 등록률은 세계 2위로 나타났다. 투자 규모 면에선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인재 공급은 부족하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2014년 기준 한국의 과학기술 관련 학사 이상 졸업자 규모는 12만3000명이다. 일본(15만2000명)이나 독일(18만2000명), 미국(46만7000명)에 비해 적다. 높은 수준의 데이터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과학 분야로만 제한하면 한국은 3만명으로 줄어든다.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독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보기술(IT) 산업 인재 규모 역시 한국(88만7000명)은 일본의 78.2%, 독일의 74.1% 수준이다.

인재 활용 환경도 주요 경쟁국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의 인재 유지 능력은 세계 29위다. 독일(17위), 미국(2위)에 비해서 낮다. 인재 유입 능력은 49위, 두뇌유출지수는 46위다. IT 인재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IT 인재들의 일에 대한 보람이나 보수 등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창의적 인재의 육성과 확보·활용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며 “교육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