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계간지 창간한 박민홍 무게중심 대표 "남성들도 삶의 무게 벗어나 즐길 필요 있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 브로슈어 제작업체 운영하며
3040 남성 겨냥 《일요일》 창간
"야구·여행·철학 등 삶 즐기길"
3040 남성 겨냥 《일요일》 창간
"야구·여행·철학 등 삶 즐기길"
“무모하다고 다들 말렸어요. 출판 시장이 워낙 불황이잖아요.”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민홍 무게중심창의력연구소 대표(47·사진)가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30~40대 남성을 위한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전달하겠다”며 잡지 《일요일》을 펴냈다. 봄·여름·가을·겨울마다 나오는 계간지다.
창간호에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술과 차(車), 야구, 자전거 여행 등을 주제로 한 글과 인터뷰가 실렸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 비평, 철학 에세이 ‘어른이 되는 법’, 소설가 강병융의 새 단편소설도 담겼다. 211쪽이 광고 하나 없이 글과 사진으로만 채워졌다.
“주 타깃은 제 또래인 40대예요. 삶이 힘든데 조금은 즐기고, 또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했어요. 누가 광고 없이 담백한 남성 잡지를 만들어 줬으면 했는데 제가 직접 만들게 됐어요.”
기업 브로슈어와 사보, 연차보고서 등을 제작해 주는 디자인 회사인 무게중심이 잡지 창간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윤성훈 편집장 등을 영입해 잡지 편집팀을 꾸렸다. 기존 디자이너 직원들도 가세했다. 직원들은 브로슈어 제작 등 일상 업무를 하는 가운데 틈틈이 시간을 내 잡지를 만들었다. 잡지 디자인과 구성을 다 뒤집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힘은 들었지만 직원들 호응은 컸다고 한다. “사보나 브로슈어는 고객사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어요. 디자이너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펼칠 여지가 많지 않았는데 《일요일》이 이를 분출하는 창구가 됐습니다.”
박 대표의 ‘겁 없는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솔그룹 인재개발팀에서 일하던 그는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2년 홍디자인으로 직장을 옮겼다. 한솔그룹 브로슈어를 만들어 주던 곳이었다. “함께 일해 보니 재미있어 보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2007년에는 독립해 무게중심을 세웠다. 잡지 창간은 그의 인생에서 세 번째 큰 도전인 셈이다.
박 대표는 “남자들이 가족과 회사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 《일요일》의 가운데 한자를 ‘요일 요(曜)’가 아니라 ‘즐기다, 좋아하다는 뜻의 요(樂)’로 쓴 것도 매일매일 즐기자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표 자신은 솔로캠핑을 자주 간다고 했다. “혼자 배낭 메고 가요. 텐트 치고 앉아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어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거죠.” 평일 저녁에 퇴근해 솔로캠핑을 갔다 다음날 아침에 바로 출근하는 식이다. 대신 주말엔 되도록 가족과 함께하려고 한다.
그는 “남자들이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즐겁게 살아야 가정에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며 “《일요일》에서도 색다르게 매일 인생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일요일》 창간호는 3000부를 찍었다. 다 팔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잡지를 낸다고 했을 때 말리던 사람들이 이제는 ‘네가 하고 싶을 것을 해냈구나’ ‘대단하다’고 격려해 준다”며 “1년에 네 번 내는 만큼 자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키워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민홍 무게중심창의력연구소 대표(47·사진)가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30~40대 남성을 위한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전달하겠다”며 잡지 《일요일》을 펴냈다. 봄·여름·가을·겨울마다 나오는 계간지다.
창간호에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술과 차(車), 야구, 자전거 여행 등을 주제로 한 글과 인터뷰가 실렸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 비평, 철학 에세이 ‘어른이 되는 법’, 소설가 강병융의 새 단편소설도 담겼다. 211쪽이 광고 하나 없이 글과 사진으로만 채워졌다.
“주 타깃은 제 또래인 40대예요. 삶이 힘든데 조금은 즐기고, 또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했어요. 누가 광고 없이 담백한 남성 잡지를 만들어 줬으면 했는데 제가 직접 만들게 됐어요.”
기업 브로슈어와 사보, 연차보고서 등을 제작해 주는 디자인 회사인 무게중심이 잡지 창간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윤성훈 편집장 등을 영입해 잡지 편집팀을 꾸렸다. 기존 디자이너 직원들도 가세했다. 직원들은 브로슈어 제작 등 일상 업무를 하는 가운데 틈틈이 시간을 내 잡지를 만들었다. 잡지 디자인과 구성을 다 뒤집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힘은 들었지만 직원들 호응은 컸다고 한다. “사보나 브로슈어는 고객사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어요. 디자이너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펼칠 여지가 많지 않았는데 《일요일》이 이를 분출하는 창구가 됐습니다.”
박 대표의 ‘겁 없는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솔그룹 인재개발팀에서 일하던 그는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2년 홍디자인으로 직장을 옮겼다. 한솔그룹 브로슈어를 만들어 주던 곳이었다. “함께 일해 보니 재미있어 보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2007년에는 독립해 무게중심을 세웠다. 잡지 창간은 그의 인생에서 세 번째 큰 도전인 셈이다.
박 대표는 “남자들이 가족과 회사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 《일요일》의 가운데 한자를 ‘요일 요(曜)’가 아니라 ‘즐기다, 좋아하다는 뜻의 요(樂)’로 쓴 것도 매일매일 즐기자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표 자신은 솔로캠핑을 자주 간다고 했다. “혼자 배낭 메고 가요. 텐트 치고 앉아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어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거죠.” 평일 저녁에 퇴근해 솔로캠핑을 갔다 다음날 아침에 바로 출근하는 식이다. 대신 주말엔 되도록 가족과 함께하려고 한다.
그는 “남자들이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즐겁게 살아야 가정에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며 “《일요일》에서도 색다르게 매일 인생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일요일》 창간호는 3000부를 찍었다. 다 팔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잡지를 낸다고 했을 때 말리던 사람들이 이제는 ‘네가 하고 싶을 것을 해냈구나’ ‘대단하다’고 격려해 준다”며 “1년에 네 번 내는 만큼 자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키워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