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만큼 훈훈해진 아파트 경매
올 들어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가 큰 인기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매정보 제공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은 94.5%로, 작년 동기(93%)보다 1.5%포인트 높았다. 경매 관심도를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 수는 4개월간 평균 8.8명으로 지난해 동기(8명)보다 10% 늘었다.

이 기간에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는 서초구 잠원동의 ‘빌폴라리스’다. 전용면적 244.8㎡(감정가 33억5000만원)가 2월 28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가수 최성수 씨 소유로 알려진 이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절대가격이 높다 보니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낙찰자는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날씨만큼 훈훈해진 아파트 경매
4개월간 낙찰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서울 아파트는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64.5㎡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175.8㎡다. 두 물건에는 각각 50명이 몰렸다. 모두 재건축 재료가 있는 단지다. 한신서래아파트는 감정가의 134%인 7억6216만원에, 삼부아파트는 감정가의 110%인 15억9399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진행 건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1~4월 경매에 부쳐진 서울 아파트는 모두 544건이다. 전년 동기(850건)의 3분의 2 수준이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과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예상과 달리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재건축 수혜단지 등 미래 가치가 높은 물건은 1회차 경매에도 입찰자가 많이 몰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4개월간 1회차에 낙찰된 서울 아파트는 77건으로, 전체 진행 물건의 27%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 신건 낙찰률은 약 24%, 2015년 동기 신건 낙찰률은 13%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