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독주에…불쑥 불거진 '경찰대 폐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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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싱크탱크, 경찰대 폐지 추진
비경찰대 "입직경로 일원화해야"
경찰대 "정예간부 육성은 필수"
인식조사 후 9월 개선안 내놓기로
민주당 싱크탱크, 경찰대 폐지 추진
비경찰대 "입직경로 일원화해야"
경찰대 "정예간부 육성은 필수"
인식조사 후 9월 개선안 내놓기로
조기 대선판에서 ‘경찰대 폐지론’이 불거지고 있다. 경찰대 폐지 쪽으로 기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비행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시험 학원을 방문해 “어떤 경찰은 순경에서 시작하는데 경찰대를 졸업하면 바로 간부가 되는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며 ‘근본적 검토’를 언급했다. 민주당 의원이 주축인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도 최근 경찰간부시험, 경찰대 등을 폐지하는 내용의 공무원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경찰대 탓에 조직 결집 안돼”
정치권뿐만 아니다. 경찰 내부도 경찰대 폐지론의 주요 진원지다. 경찰 조직 개혁과 변신을 위해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비(非)경찰대 출신 중심으로 많다. 순경 출신 전·현직 경찰 모임인 ‘대한민국 무궁화클럽’은 연초 경찰청 앞에서 “입직 경로를 일원화하는 경찰 내부구조 개혁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의 한 지구대장도 “입직 경로가 갈려 있는 점이 경찰 내부 결집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경찰대와 함께 설립된 세무대도 졸업생들이 요직을 장악하는 등 부작용이 일자 2001년 폐교됐다”고 덧붙였다.
폐지론이 힘을 받자 경찰대가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3일 “경찰관, 경찰대 학생을 포함해 연내에 대국민 인식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9월께 경찰대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찰대는 ‘정예 간부’ 육성을 위해 1980년 설립됐다. 매년 100여명이 초급 간부인 ‘경위’로 임관한다. 조기 퇴직률이 높은 것도 폐지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의무복무 6년을 채우지 않고 떠난 경찰이 작년 상반기에만 18명으로, 한 해 20명을 오르내린다. 학비 등 지원금의 절반(약 4900만원)을 반납해야 하는데도 퇴직 행렬은 갈수록 늘고 있다.
◆“엘리트 경찰 더 키워야” 반론도
‘경찰 엘리트가 더 필요하다’며 폐지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경감은 “대선 이후 수사권 조정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수사권을 행사하려면 법률 등에 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그러자면 경찰대 필요성이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다른 경찰 역시 “군에도 사관학교라는 간부 양성 기관이 있다”며 “우수 경찰을 길러낼 전문성 있는 조직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해에는 경찰대에 치안대학원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경찰대학설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치안 전문가를 육성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하려면 석사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순경 임용으로 입직 경로가 일원화되면 ‘간부의 고령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순경에서 경감까지 승진하는 근속기간만 30년 6개월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불쑥 폐지론부터 꺼내는 것은 잘못된 수순”이라며 “경찰대 폐지를 둘러싸고 정치권에 줄서기 하는 풍토도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경찰대 탓에 조직 결집 안돼”
정치권뿐만 아니다. 경찰 내부도 경찰대 폐지론의 주요 진원지다. 경찰 조직 개혁과 변신을 위해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비(非)경찰대 출신 중심으로 많다. 순경 출신 전·현직 경찰 모임인 ‘대한민국 무궁화클럽’은 연초 경찰청 앞에서 “입직 경로를 일원화하는 경찰 내부구조 개혁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의 한 지구대장도 “입직 경로가 갈려 있는 점이 경찰 내부 결집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경찰대와 함께 설립된 세무대도 졸업생들이 요직을 장악하는 등 부작용이 일자 2001년 폐교됐다”고 덧붙였다.
폐지론이 힘을 받자 경찰대가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3일 “경찰관, 경찰대 학생을 포함해 연내에 대국민 인식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9월께 경찰대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찰대는 ‘정예 간부’ 육성을 위해 1980년 설립됐다. 매년 100여명이 초급 간부인 ‘경위’로 임관한다. 조기 퇴직률이 높은 것도 폐지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의무복무 6년을 채우지 않고 떠난 경찰이 작년 상반기에만 18명으로, 한 해 20명을 오르내린다. 학비 등 지원금의 절반(약 4900만원)을 반납해야 하는데도 퇴직 행렬은 갈수록 늘고 있다.
◆“엘리트 경찰 더 키워야” 반론도
‘경찰 엘리트가 더 필요하다’며 폐지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경감은 “대선 이후 수사권 조정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수사권을 행사하려면 법률 등에 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그러자면 경찰대 필요성이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다른 경찰 역시 “군에도 사관학교라는 간부 양성 기관이 있다”며 “우수 경찰을 길러낼 전문성 있는 조직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그래서 나온다. 지난해에는 경찰대에 치안대학원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경찰대학설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치안 전문가를 육성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하려면 석사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순경 임용으로 입직 경로가 일원화되면 ‘간부의 고령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순경에서 경감까지 승진하는 근속기간만 30년 6개월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불쑥 폐지론부터 꺼내는 것은 잘못된 수순”이라며 “경찰대 폐지를 둘러싸고 정치권에 줄서기 하는 풍토도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