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장타력+버디 사냥' LPGA 톱 클래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남달라’ 박성현(24·하나금융·사진)이 ‘슈퍼 루키’다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장타력과 버디 사냥으로 국내 투어를 휩쓸었던 실력 그대로다. 하지만 아직 미국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박성현이 우승 문턱을 넘기 위해 주어진 과제는 ‘평균 퍼팅 수 줄이기’다.

박성현은 5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GC(파72)에서 개막하는 로레나오초아매치플레이(총상금 120만달러·13억5000만원)에 출전, 첫 우승 사냥에 나선다. 이 대회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출전 선수 64명은 1 대 1 맞대결을 벌인다. 계속 이기는 선수는 32강, 16강, 8강, 4강에 이어 결승전을 치른다.

박성현은 매치플레이를 좋아한다.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겨 한 홀에서 대량 실점을 해도 다음 홀에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성현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미국에서도 박성현은 자신의 장기를 그대로 발휘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 라운드당 4.7개꼴로 버디를 뽑아냈다. 이 부문 1위 렉시 톰슨(미국)의 4.77개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라운드당 버디를 4.7개 넘게 잡아낸 선수는 톰슨과 박성현뿐이다.

장타력도 여전하다. 박성현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부문 4위(274.9야드)에 이름을 올렸다. 박성현의 장타력은 그린 적중률 향상에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79.72%(1위)의 그린 적중률을 기록한 박성현은 올 시즌 미국에서 그린 적중률 12위(75.9%)를 달리고 있다. 전장이 길고 낯선 코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상급 수준이다.

하지만 그린 위에서의 경기력은 약점으로 나타났다. 박성현은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팅에서 48위(1.78개)를 기록하고 있다. 버디 기회를 만들어 놓은 후 자주 놓쳤다는 뜻이다. 이 부문 2위 박인비(1.7개)에 한참 뒤처진 수치다. LPGA투어 대회 코스 그린은 국내보다 빠르고 단단하다. 전문가들은 박성현의 경험이 쌓일수록 코스에 익숙해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성현은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6개 대회에서 세 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상금랭킹은 12위(31만2000달러)다.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에서도 2위 에인절 인(미국)을 더블 스코어 가까운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