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연구에 승부수 던진 K-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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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보고 속마음 읽고…전기자극 줘 우울증 치료
테슬라·페이스북 뇌 투자에 한국 기업들도 관심 급증
와이브레인 '마인드'
전두엽 자극…감정조절 도와
룩시드랩스, 뇌파 VR 개발
테슬라·페이스북 뇌 투자에 한국 기업들도 관심 급증
와이브레인 '마인드'
전두엽 자극…감정조절 도와
룩시드랩스, 뇌파 VR 개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때아닌 ‘뇌’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최고 혁신 경영자로 평가받는 엘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뇌와 관련된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했고 머스크는 뇌 기능을 강화하는 칩을 만들겠다고 했다.
뇌 연구 열풍은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우울증 치료 기기, 뇌파에 반응하는 가상현실(VR) 개발에 도전한 창업자들이 등장했다.
◆우울증 치료하는 기기
와이브레인이라는 스타트업은 우울증 치료 기기 ‘마인드’를 만든다. 이 기기를 쓰고 있으면 우울증이 완화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서 우울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종료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등급 의료기기로 품목을 허가했다.
우울증의 대표 현상 중 하나는 인지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고 감정 중추인 편도체의 활동이 과도해지는 것이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 판단력에 문제가 생기고 감정조절이 어려워진다. 마인드는 전기자극을 통해 이런 증상을 완화해주는 기기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우울증 치료로는 주로 상담과 약물이 많이 쓰이지만 상담은 치료 경과를 분명히 파악하기가 힘들고 약물은 성욕저하 등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레인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건 아니다. TDCS(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라는 전기자극 방식은 기존에도 있던 기술이다. 이 회사는 TDCS 기술을 활용해 병원과 집에서 편하게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소형 기기를 개발했다. ◆뇌파에 반응하는 VR
룩시드랩스는 뇌파와 눈동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사람의 심리를 읽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여성과 남성이 같이 나오는 광고를 보고 느낌이 어땠냐는 질문에 “남성 모델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고 하자. 이 대답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는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눈동자의 움직임을 보면 어느 모델에게 눈길이 더 많이 갔는지 알 수 있다. 또 뇌파를 분석해 어디에 눈길이 갔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지를 알면 ‘진짜 반응’을 읽어낼 수 있다.
이 회사의 채용욱 대표는 KAIST에서 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채 대표는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읽는 건 인류의 오랜 과제였다”며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있으면 헬스케어, 교육, 마케팅 분야에서 파급력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룩시드랩스는 특히 반응형 VR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내 기분(뇌파 상태)에 따라 반응형 VR 영상을 상영하거나 아예 영상 속 캐릭터가 반응하는 방식이다. ‘기계와 소통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게 이 회사의 포부다.
◆기업들 잇따라 뇌에 투자
반도체와 머신러닝(기계학습) 등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뇌를 통제하거나 발전시키는 기술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투자도 늘고 있다. 페이스북과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와이브레인은 스크린골프장으로 유명한 골프존으로부터 약 70억원을 투자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올해 뇌과학에 지난해보다 111억원 늘어난 61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뇌 연구 열풍은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우울증 치료 기기, 뇌파에 반응하는 가상현실(VR) 개발에 도전한 창업자들이 등장했다.
◆우울증 치료하는 기기
와이브레인이라는 스타트업은 우울증 치료 기기 ‘마인드’를 만든다. 이 기기를 쓰고 있으면 우울증이 완화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서 우울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종료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등급 의료기기로 품목을 허가했다.
우울증의 대표 현상 중 하나는 인지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고 감정 중추인 편도체의 활동이 과도해지는 것이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 판단력에 문제가 생기고 감정조절이 어려워진다. 마인드는 전기자극을 통해 이런 증상을 완화해주는 기기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우울증 치료로는 주로 상담과 약물이 많이 쓰이지만 상담은 치료 경과를 분명히 파악하기가 힘들고 약물은 성욕저하 등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레인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건 아니다. TDCS(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라는 전기자극 방식은 기존에도 있던 기술이다. 이 회사는 TDCS 기술을 활용해 병원과 집에서 편하게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소형 기기를 개발했다. ◆뇌파에 반응하는 VR
룩시드랩스는 뇌파와 눈동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사람의 심리를 읽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여성과 남성이 같이 나오는 광고를 보고 느낌이 어땠냐는 질문에 “남성 모델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고 하자. 이 대답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는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눈동자의 움직임을 보면 어느 모델에게 눈길이 더 많이 갔는지 알 수 있다. 또 뇌파를 분석해 어디에 눈길이 갔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지를 알면 ‘진짜 반응’을 읽어낼 수 있다.
이 회사의 채용욱 대표는 KAIST에서 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채 대표는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읽는 건 인류의 오랜 과제였다”며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있으면 헬스케어, 교육, 마케팅 분야에서 파급력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룩시드랩스는 특히 반응형 VR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내 기분(뇌파 상태)에 따라 반응형 VR 영상을 상영하거나 아예 영상 속 캐릭터가 반응하는 방식이다. ‘기계와 소통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게 이 회사의 포부다.
◆기업들 잇따라 뇌에 투자
반도체와 머신러닝(기계학습) 등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뇌를 통제하거나 발전시키는 기술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투자도 늘고 있다. 페이스북과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와이브레인은 스크린골프장으로 유명한 골프존으로부터 약 70억원을 투자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올해 뇌과학에 지난해보다 111억원 늘어난 61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