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인지, 방과 후 초등학교 운동장은 조용해졌다.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학원으로 가버려서 그렇다. 해 질 무렵까지 학교에서 뛰놀았던 시절은 이제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4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온 교육자이자 사진가인 이보령 씨는 어린이들이 운동장에서 놀 때 가장 해맑아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줄넘기를 하며 보내는 짧은 쉬는 시간 동안, 아이들의 얼굴은 즐거움으로 가득 찼고 이씨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나갔다. 이씨의 사진들을 보면,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무지와 욕심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일상이 행복해지면, 인생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닐까. (류가헌 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