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OPCW 사무총장에 출사표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한 화학무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진 가운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수장 자리에 한국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61·사진)은 한국 정부의 후보 자격으로 4년 임기의 OPCW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했다. 오는 10월께 치러질 예정인 OPCW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한국이 포함된 41개 집행 이사국의 표결로 이뤄진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김 전 차장은 반 총장 재임 시절 유엔 사무차장 겸 고위 군축대표를 지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12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줄곧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OPCW(1997년 4월 설립)는 화학무기금지협정(CWC) 이행 상황을 감시하는 기구다. 회원국에 대한 정기사찰 권한과 화학무기 제조·사용 의혹이 있는 회원국의 강제사찰 권한을 갖고 있다. 북한은 CWC 서명국이 아니지만 한국인이 OPCW 사무총장직에 오르면 북한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 드라이브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까지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 출신이 OPCW 사무총장을 맡았다.

김 전 차장이 OPCW 사무총장이 되면 한국인 국제기구 수장은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이어 두 명으로 늘어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