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군산조선소에 남은 수주물량은 다음달 말이면 모두 인도된다. 이후 남은 일감은 없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도크(선박 건조시설)는 울산조선소 10개, 군산조선소 1개 등 총 11개다. 이 가운데 울산에 있는 2개의 도크를 먼저 중단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소는 초대형 유조선(VLCC)을 주로 생산하던 곳이다. 현재 6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들의 근무지를 울산 본사로 옮길 예정이다. 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에게는 희망퇴직제도를 시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인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남은 직원은 울산조선소에서 선박 제조를 계속 담당할 예정”이라며 “군산조선소 일시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의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초부터 하반기에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 등은 “사실상 폐쇄 수순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대선후보들도 잇따라 “조선소 가동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키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군산조선소에 최소 수주 물량을 배정해 가동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으로 구조조정 고삐를 더 조여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군산조선소를 가동할 수 있는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