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자료 공식 트위터)
에마뉘엘 마크롱(자료 공식 트위터)
출구조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선서 승리"

에마뉘엘 마크롱(39)이 프랑스의 최연소 대통령이 됐다. '새로운 프랑스'를 원하는 목소리가 젊은 신인 정치인을 엘리제궁으로 입성시켰다.

마크롱은 전형적인 프랑스 정치 엘리트 코스를 거쳤지만 '합리적인 보수'를 외치며 독립행보를 걸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지만 청년 층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면서 30대 대통령이 됐다.

그는 정치 경력이라고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보좌관을 거쳐 경제장관직을 역임했던 것이 전부였다. 작년 8월 사회당을 나와 독립 정당인 ‘앙마르슈!’를 창당했다. 앙마르슈는 프랑스어도 '전진'이라는 뜻이다.

정치권을 비롯한 기존 세력들은 마크롱의 행보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시작한 앙마르슈 캠페인은 청년 유권자를 중심으로 기성 정치권을 흔들면서 주류로 급부상했다. 4명으로 시작한 마크롱의 지지단체는 현재 수만개로 늘어났고 앙마르슈에 가입한 사람은 20만 명이 넘는다.

중도적 개혁가인 마크롱은 경제적 자유주의, 프랑스 개혁 및 유연한 유럽연합(EU) 체제를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 브렉시트, 민족주의 등과 같은 흐름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다. 마크롱은 프랑스 국민의 2/3가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정서에 호소한 점이 승리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개혁을 부르짓는 마크롱이지만, 그만 놓고보면 금수저에 정치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인물이다. 그는 내과의사인 부친과 피카르디대학의 신경학 교수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파리 명문 앙리4세 고등학교와 파리 낭테르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파리정치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장관과 대통령을 대거 배출한 국립행정대학원(ENA)를 졸업했다. 재무부 금융조사관으로 잠시 일하기도 했고, 대형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로 자리를 옮겨 투자 은행가를 거쳤다.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12년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 발탁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고 2014년에는 경제산업부 장관직에 올랐다. 당시 일요일과 심야영업 제한을 푸는 ‘마크롱법’을 관철하고 사회당 정권의 지지 기반인 노조와 맞서면서 노동법 개정을 주도했다.

짧은 정치 경력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건 그의 결혼생활이다. 영부인이될 그의 아내는 브리지트 트로뉴(64)는 마크롱의 고등학교 시절 스승이었다. 마크롱은 고등학교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트로뉴와 사랑에 빠졌다.

당시 세 아이의 엄마이자 유부녀였던 트로뉴는 현재 7명의 손주를 두고 있다. 장남인 세바스티엔은 마크롱보다 두 살이 더 많다. 장녀인 로렌스는 마크롱의 동창이고 변호사인 막내딸 티파니는 현재 마크롱 캠프에서 선거 활동을 도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