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 LCC 제안에 조종사 도미노 이동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조종사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고액 연봉은 기본. 대형 항공사보다 50% 가까이 많은 웃돈을 제시하고 있다. 조종사들이 줄이탈하면서 항공사마다 연쇄 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 기반을 둔 신생 LCC ‘K에어항공’은 조종사 확보를 위해 2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조종사 평균연봉이 1억4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40% 이상 많은 금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조종사를 스카우트해 가는 경우는 많지만 국내에서 영입전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2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하며 국내 조종사를 유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에서 2015년 한 해에만 50명 이상의 조종사가 중국행을 택했다.

LCC가 항공기를 대폭 늘리면서 조종사 쟁탈전은 국내로 번졌다. 신규 항공사도 증가했다. 중국으로 떠났던 조종사들 역시 속속 국내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1명이 회사를 옮겼다. 이 중 절반 이상이 국내 항공사로 떠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국내로 이직하는 조종사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 이직자 78명 가운데 40명이 국내 항공사로 이직했다. 제주항공도 올 들어 10여명의 조종사를 국내 경쟁사에 빼앗겼다. 업계 관계자는 “K에어가 높은 연봉을 내밀면서 도미도 이직이 또 한 차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조종사 쟁탈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29번째 항공기를 도입했다. 올해 안에 항공기를 3대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출범을 앞둔 K에어항공은 에어버스에 A320 항공기 8대를 주문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