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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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코스피(KOSPI) 지수가 장중 225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트럼프케어 하원 통과)과 프랑스(중도파 마크롱 당선)에서 불확실성이 잇따라 제거된 덕분이다. 국내도 대선 이후 경계감보다 정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8일 프랑스의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은 프랑스 전역에서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 종료 직후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극우진영의 르펜을 상대로 65.5∼66.1% 득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르펜의 득표율은 33.9∼34.5%로 추산됐다.

이른바 '친 유럽연합(EU) 정책노선'을 가진 마크롱의 승리로 인해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 크레딧 담당 연구원은 "마크롱이 당선되면서 단기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며 "아직 6월 영국의 조기 총선과 9월 독일 총선이 남아있지만 심각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EU 탈퇴 등 유럽 정치에 대한 우려가 크게 낮아지면서 유로화 강세와 유럽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글로벌 시황 담당 연구원도 "지난 1차 프랑스 대선 이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현상이 뚜렷해졌다"면서 "연초 이후 외국인 자금은 6조2000억원 가량 순유입됐는데 이 가운데 1조8000억원 정도가 프랑스 1차 대선 직후(4월23일)에 유입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이머징 국가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지금의 국면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투자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케어'가 미국 하원을 통과(찬성 217 vs 반대 213)했다는 소식도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도울 것이란 설명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오바마케어'의 대체 법안인 '트럼프케어'가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상원(공화당 52석, 민주당 48석 중 50석 필요) 통과만 남았다"면서 "그간 난항을 겪은 '트럼프케어'가 하원을 통과한 것 자체로 향후 트럼프의 세제개혁과 재정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미국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게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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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국의 설비투자 지표까지 반등,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설비투자 지표가 반등하고 있는데 2011년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탓에 이 투자지표는 반등하지 못했었다"며 "이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신흥국 시장이 함께 개선되고 있는데 2011년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회복과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 국면"이라며 "저금리 환경에서 진행되지 못했던 기업들의 투자가 점차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일 코스피의 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19대 대선 이후 코스피의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시황담당 연구원은 "4월 수출 실적 개선에 이어 대선 이후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이익 전망치의 추가 상향 조정이 진행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다른 통화 대비 원화자산의 투자매력도는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선 이후 '정책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경기민감주(株)가 주도할 시장의 분위기에 맞춰 대응전략을 짜야 한다는 게 김병연 NH투자증권 시황담당 연구원의 조언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