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잠재성장률 하락의 '주범'
"시장규제 완화로 생산 효율성 높여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효율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김도완 과장과 한진현·이은경 조사역은 8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성장잠재력 하락요인 분석: 생산효율성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생산함수의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시산한(시험적으로 계산한) 우리나라의 효율성은 2011년 이후 증가세가 약화했고 OECD 주요국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1∼2015년 우리나라의 평균 효율성은 OECD 33개국 중 29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0ECD에서 21위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소득에 비해 생산 효율성이 낮은 셈이다.

생산 효율성의 약화는 한 국가의 기초체력을 가리키는 잠재성장률 하락과 직결된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1∼2010년 연평균 4.5%에서 2011∼2014년에는 연평균 3.4%로 1.1% 포인트(p)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잠재성장률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총요소생산성이 0.9%p(1.7%p→0.8%p) 낮아져 가장 큰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총요소생산성은 자본과 노동의 투입 말고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기술, 산업구조, 경제제도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자본 기여도는 투자 감소로 0.3%p(2.0%p→1.7%p)로 떨어졌지만, 노동 기여도는 취업자 수 증가에 힘입어 0.2%p(0.7%p→0.9%p) 높아졌다.

또 보고서는 모형을 이용해 OECD의 총요소생산성 변동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2011∼2015년)가 이전(2001∼2007년)보다 연평균 2.0%p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효율성 저하가 총요소생산성을 연평균 0.6%p 떨어뜨렸고 기술진보 요인은 총요소생산성의 1.4%p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술진보 증가율의 하락 폭은 OECD 평균과 비슷하지만, 효율성 둔화 폭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효율성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OECD의 2013년 시장규제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시장규제는 33개 회원국 중 30위로 높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기업활동 장벽이 기득권 보호를 중심으로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규제 완화를 목표로 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생산 효율성이 상당 폭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등 연구개발에 관한 제도적 환경이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며 "지식재산권 보호 여건의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