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등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내 주양쇼핑.
오피스텔 등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내 주양쇼핑.
서울 강동구 고덕택지개발지구, 강남구 개포택지개발지구, 경기 과천시 등 택지지구의 재건축 바람이 상업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으로 대폭 늘어나는 배후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단체도 상권 부활을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상가 재건축에 탄력이 붙고 있다.

◆고덕지구, 상가 재건축 활발

상업지역 재건축이 가장 활발한 서울 시내 택지지구는 강남 4구로 꼽히는 강동구 고덕지구 중심상업지역이다. 고덕역(지하철 5호선) 인근에 자리잡은 이곳은 고덕지구 거주자들이 주로 찾는 항아리 상권(탄탄한 배후 수요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상권)이다.

이 지역에서는 상가 두 곳이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한 곳은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로 변신 중이다. 최근 오피스텔 분양을 100% 완료했다. 근린생활시설로 재건축 중인 다른 한 곳은 지난 3월 신축허가를 받았다.

8만9814㎡ 규모 이 상권에는 입시학원이 밀집해 있다. 주변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구가 많이 빠져나가면서 상권이 위축됐다. 그러나 3월부터 재건축을 마친 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고덕지구 농민신문사 건물(왼쪽)과 KT지사 건물.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고덕지구 농민신문사 건물(왼쪽)과 KT지사 건물.
재건축으로 배후 수요가 두 배(약 2만가구)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어서 사업부지를 찾는 디벨로퍼의 관심지로 떠올랐다. 디벨로퍼들은 최근 매물로 나온 KT지사와 농민신문사 건물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들 부지는 최근 각각 시행사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디벨로퍼들은 이들 부지에 오피스텔 건물을 신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만 고덕동 우리공인 대표는 “역세권 입지에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올릴 수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며 “상업용지가 충분치 않은 서울에서 오래간만에 나온 알짜 매물이어서 내로라하는 디벨로퍼들이 경쟁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최대 상업시설인 주양쇼핑은 재건축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다음달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건물은 한때 강동지역은 물론 하남, 남양주, 구리 등 인근 수도권 수요를 빨아들이는 상업시설이었다. 노후화 등으로 수요자의 발길이 줄자 재건축에 나섰다. 29층 높이 오피스텔 768실과 판매시설로 재건축하는 안이 2015년 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의 반발로 법적 다툼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주양쇼핑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신탁에 관리신탁을 맡기는 방안에 대해 소유주 70%가량이 찬성했다. 이주도 70% 정도 이뤄졌다.
고덕·개포·과천…상가로 번진 재건축 바람
◆과천시 ‘용적률 1300%’ 파격 조건

경기 과천시는 별양·중앙동 일대 상가 재건축을 위해 용적률을 최고 130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과천 시내 아파트 재건축에 발맞춰 상권을 정비하기 위해서다. 별양·중앙동 상업용지는 총면적 11만7400㎡ 규모다. 과천시는 최근 확정한 ‘별양·중앙동 상업용지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에서 별양동 간선도로변 기준 용적률을 기존 600%에서 800%로 조정했다. 여기에 주차시설 확보, 친환경 설계 등의 조건을 수용하면 용적률을 1300%까지 높여주기로 했다. 블록 단위 공동개발에는 층수 제한을 풀어주고 단독 개발에도 최고 100m까지 높이를 허용할 방침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상업지역의 재건축 사업성을 높여 상권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신축 허가를 신청한 곳은 없지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계기로 재건축이 본격화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강남구 개포지구에서도 상가 재건축이 시작됐다. 개포동역과 인접한 한 대형 상가가 오피스텔로 재건축되고 있다. 배후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기존 건물이 낡아 재건축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조수영/선한결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