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잠재운 '빨간바지의 마법'…김세영, 독기 품고 '매치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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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자' 쭈타누깐 1홀 차로 제압…LPGA 로레나오초아 대회 우승
1년간 침묵 깨고 시즌 첫승
초반부터 버디·이글 쓸어담아
17번홀 티샷 실수에도 '꿋꿋'
쭈타누깐 막판 추격 따돌려
허미정, 미셸 위 누르고 3위
1년간 침묵 깨고 시즌 첫승
초반부터 버디·이글 쓸어담아
17번홀 티샷 실수에도 '꿋꿋'
쭈타누깐 막판 추격 따돌려
허미정, 미셸 위 누르고 3위
김세영(24·미래에셋)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수확했다. ‘역전의 여왕’이란 별명이 그래서 붙었다. 섬에서 열린 대회에 유독 강해 ‘섬녀’라는 귀여운 애칭도 있다. 이번엔 ‘매치 퀸’이다.
김세영은 9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GC(파72·6804야드)에서 끝난 로레나오초아매치플레이에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1홀 차로 누르고 시즌 첫승을 따냈다. 지난해 6월 마이어클래식 이후 11개월여 만의 우승이자, LPGA 통산 6승째다. 매치플레이 제패는 처음이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매치플레이 8강 진출이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었다.
김세영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실망스러웠는데 이번 우승이 전환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올 시즌 7개 LPGA 대회에 출전해 2월 혼다클래식 3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달 말 열린 발런티어오브텍사스슛아웃에서는 6오버파를 치며 예선 탈락하기도 했다.
이번엔 달랐다. 대다수 상대를 압도했다. 결승까지 올라오는 동안 5명을 모두 3홀 차 이상으로 무너뜨렸다. 에이미 르블랑(캐나다 64강전), 다니엘 강(미국 32강전), 찰리 헐(영국 16강전 ), 카린 이셰르(프랑스 8강전), 허미정(4강전)이 김세영의 파죽지세에 막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짐을 쌌다. 95개홀을 도는 동안 홀을 내준 것은 단 네 번.
결승전에서 만난 ‘장타 괴물’ 쭈타누깐도 김세영의 기세에 뒷걸음질 쳤다. 김세영은 초반 3개홀에서 버디-이글-버디를 쓸어담으며 3홀 차로 쭈타누깐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싱겁게 끝날 듯했던 승부는 후반 쭈타누깐의 맹렬한 저항에 부딪히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세영은 후반 10번(파4), 14번(파4), 17번(파5)홀을 잇따라 내준 반면 12번홀(파4)에서 한 홀을 더 가져오는 데 그쳤다. 3홀 차였던 격차는 1홀 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쭈타누깐에겐 남은 홀이 많지 않았다. 김세영은 18번홀(파4)에서 침착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장타 라이벌’ 쭈타누깐의 막판 추격을 잠재웠다. 우승상금은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
김세영은 이날도 빨간 바지를 입었다. “빨간 바지를 입으면 왠지 우승할 것 같다”는 그의 말이 그대로 실현됐다. 김세영은 그러나 “오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힘겨운 승부였음을 실토했다. 특히 17번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났을 때는 강심장인 그 역시 동요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김세영은 “쭈타누깐의 공격적인 성향을 볼 때 3홀 차로는 안심할 수 없었고 계속 1홀 차라는 생각으로 경기했다”며 “(실수한) 17번홀에선 다리가 후들거려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허미정(28·대방건설)이 3·4위 결정전에서 연장 네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미셸 위(미국)를 따돌리고 3위에 올랐다. 미셸 위는 일명 ‘오케이’ 거리인 60㎝짜리 파 퍼팅을 놓치면서 허미정에게 3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 선수는 올 시즌 10개 LPGA 대회에서 6개를 휩쓸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김세영은 9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GC(파72·6804야드)에서 끝난 로레나오초아매치플레이에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1홀 차로 누르고 시즌 첫승을 따냈다. 지난해 6월 마이어클래식 이후 11개월여 만의 우승이자, LPGA 통산 6승째다. 매치플레이 제패는 처음이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매치플레이 8강 진출이 지금까지 최고 성적이었다.
김세영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실망스러웠는데 이번 우승이 전환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올 시즌 7개 LPGA 대회에 출전해 2월 혼다클래식 3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달 말 열린 발런티어오브텍사스슛아웃에서는 6오버파를 치며 예선 탈락하기도 했다.
이번엔 달랐다. 대다수 상대를 압도했다. 결승까지 올라오는 동안 5명을 모두 3홀 차 이상으로 무너뜨렸다. 에이미 르블랑(캐나다 64강전), 다니엘 강(미국 32강전), 찰리 헐(영국 16강전 ), 카린 이셰르(프랑스 8강전), 허미정(4강전)이 김세영의 파죽지세에 막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짐을 쌌다. 95개홀을 도는 동안 홀을 내준 것은 단 네 번.
결승전에서 만난 ‘장타 괴물’ 쭈타누깐도 김세영의 기세에 뒷걸음질 쳤다. 김세영은 초반 3개홀에서 버디-이글-버디를 쓸어담으며 3홀 차로 쭈타누깐을 거세게 밀어붙였다. 싱겁게 끝날 듯했던 승부는 후반 쭈타누깐의 맹렬한 저항에 부딪히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세영은 후반 10번(파4), 14번(파4), 17번(파5)홀을 잇따라 내준 반면 12번홀(파4)에서 한 홀을 더 가져오는 데 그쳤다. 3홀 차였던 격차는 1홀 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쭈타누깐에겐 남은 홀이 많지 않았다. 김세영은 18번홀(파4)에서 침착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장타 라이벌’ 쭈타누깐의 막판 추격을 잠재웠다. 우승상금은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
김세영은 이날도 빨간 바지를 입었다. “빨간 바지를 입으면 왠지 우승할 것 같다”는 그의 말이 그대로 실현됐다. 김세영은 그러나 “오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힘겨운 승부였음을 실토했다. 특히 17번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났을 때는 강심장인 그 역시 동요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김세영은 “쭈타누깐의 공격적인 성향을 볼 때 3홀 차로는 안심할 수 없었고 계속 1홀 차라는 생각으로 경기했다”며 “(실수한) 17번홀에선 다리가 후들거려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허미정(28·대방건설)이 3·4위 결정전에서 연장 네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미셸 위(미국)를 따돌리고 3위에 올랐다. 미셸 위는 일명 ‘오케이’ 거리인 60㎝짜리 파 퍼팅을 놓치면서 허미정에게 3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 선수는 올 시즌 10개 LPGA 대회에서 6개를 휩쓸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