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들이 뽑은 세대별 금융상품] '올해가 막차'인 비과세 해외 주식펀드…온가족 재테크로 '딱'
[은행 PB들이 뽑은 세대별 금융상품] '올해가 막차'인 비과세 해외 주식펀드…온가족 재테크로 '딱'
국내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도 커지면서 지난 8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290선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연 1%대의 저금리 상황이 지속된 탓에 한동안 시들해졌던 재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가정의달을 맞아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세대별 특성에 맞는 금융상품을 물었다. 김정애 신한PWM 분당중앙센터 PB팀장, 신동일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 김현주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 박일건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PB팀장이 손자부터 할아버지를 위한 다양한 유망상품을 추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채권이나 원자재보다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추천했다. 올해 안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건 비과세 해외 주식펀드다. 세대에 상관없이 온 가족이 가입해도 좋은 상품이다. 지난해 2월 출시돼 올 연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가입자격 제한이 없고 최대 3000만원까지(원금기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인 가족이 모두 비과세 해외 주식펀드에 가입한다면 1인당 3000만원씩 최대 9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이다. 자녀 명의로 비과세 해외펀드에 가입한 뒤 한도를 3000만원으로 설정하고, 시간을 두고 투자해도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녀를 위한 증여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자나 배당 수익,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수익에 대해선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세대별로는 30대 이하 젊은 세대의 경우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기 배당주펀드가 대표적인 추천상품이다. 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경기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많이 담는다. 정부는 연 1.5~1.6%에 불과한 국내 주식의 배당 수익률을 2% 이상으로 높이려고 유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약 3%까지 높아질 수 있어 유망하다. 박일건 우리은행 PB팀장은 “고배당 주식 가운데 저평가된 종목이 많기 때문에 사놓고 묻어두면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가입해야 하는 금융상품도 있다. 대표적인 게 내집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이다. 2년 이상 가입하면 연 1.8%의 이자율이 적용되며, 무주택자는 납입금액의 최대 40%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재테크의 첫 단추를 끼는 청소년의 금융교육을 도와주는 ‘신한 포니 패키지’도 있다. 용돈관리 앱(응용프로그램)과 체크카드, 적금 등을 묶은 상품이다. 앱으로 티머니 교통카드 충전이나 상품권 구입과 저축 등을 할 수 있다. 부모는 앱으로 자녀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도 있다. 김정애 신한은행 PB팀장은 “신한은행 계좌가 있는 부모가 이 상품에 가입한 뒤 부모와 자녀 모두 스마트폰에 신한 포니 앱을 깔면 자녀의 계좌 잔액이나 사용 내역을 부모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0대 이상 세대에게는 비교적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어울린다.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신탁(ELT) 등 파생상품은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가 추천했다. 노년층을 위한 월지급식 ELS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ELS를 이용한 변액보험 상품도 있다. 보험상품의 경우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된다. 김현주 KEB하나은행 PB부장은 “조기상환이 쉬운 보수적인 조건의 ELS를 활용하면 박스권 장세에서 연 3~5%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다만 원금손실이 날 확률을 줄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목돈을 가진 중년층 이상 세대에게는 단기 채권상품을 추천했다. 신동일 국민은행 부센터장은 “우량한 기업의 자본증권이나 달러표시채권 등에 투자해 3~6개월 단위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