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가세…볼륨 커지는 'AI스피커 전쟁'
글로벌 시장에 ‘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음성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AI 스피커를 잇달아 내놓은 데 이어 국내 IT 기업들도 앞다퉈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올해 1월 AI 스피커 겸 인터넷TV(IPTV) 셋톱박스인 ‘기가 지니’를 내놨고, LG유플러스도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포털업체들도 AI 스피커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국내 AI 스피커 경쟁은 5파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 AI 서비스 확대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과 함께 AI 기술을 담은 스피커 ‘웨이브’를 개발해 올여름께 판매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네이버와 라인의 AI 기술 플랫폼인 클로바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제품으로, 클로바가 적용되는 첫 하드웨어 기기라는 의미가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 상반기에 클로바를 기반으로 제작한 클로바 앱(응용프로그램)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검색 서비스 외에 다른 영역에서도 AI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 가세…볼륨 커지는 'AI스피커 전쟁'
네이버와 라인이 함께 개발하는 AI 스피커 웨이브는 외부 협력사에 생산을 맡길 예정이다. 라인이 일본 시장에 먼저 선보이고,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도 올해 안에 AI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음원, 동영상, 뉴스 추천, 음성 검색 등 자사 핵심 서비스를 AI 스피커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웨이브처럼 개발과 디자인 등은 카카오가 맡고, 하드웨어 생산은 협력사에 맡길 예정이다. 카카오가 자사 브랜드로 IT 기기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만카돈-MS, AI 스피커 발표

AI 스피커의 원조 격인 아마존 ‘에코’에 맞서 새로운 기능으로 차별화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은 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 AI 기술인 코타나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스피커 ‘인보크’를 미국에서 발표했다.

인보크는 360도 방향으로 사운드를 내보내는 원통형 기기다. 음악을 재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음성으로 조명 등 각종 집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MS의 인터넷전화 서비스 스카이프도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올가을께 출시될 인보크는 지난해 말까지 1100만대가 팔린 에코가 나온 지 2년여 만에 출시되는 제품”이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연계될 인보크가 나오면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의 에코,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구글홈 등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스마트서비스담당은 “AI 스피커 전쟁은 결국 AI 플랫폼 선점 경쟁”이라며 “스피커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