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7년 만에 OLED TV 다시 만든다
일본 전자기업 소니가 7년 만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 재진입했다. OLED TV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을 한국 LG디스플레이에서 조달해 만든 신제품으로 세계 평판 TV 시장에서의 실지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다음달 10일 OLED TV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가 선보이는 ‘브라비아 A1 시리즈’는 LCD(액정표시장치)보다 얇은 OLED의 특성을 살려 TV 본체를 직접 진동시키는 방식을 적용했다. 스피커 없이도 화면에서 소리가 나온다. 또 독자적인 화상처리 기술을 적용해 생동감 있는 화면을 보여준다고 소니 측은 설명했다.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제조한 제품을 사용했다. 일본 내 출시 가격은 65인치 제품이 80만엔(약 805만원), 55인치 제품이 50만엔(약 503만원)가량이다. 일본 시장에 먼저 내놓은 뒤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니는 2001년 OLED TV 시제품을 개발했고 2007년 세계 최초로 가정용 OLED TV를 출시하는 등 이 분야 선도 기업이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OLED TV 판매가 신통치 않자 2010년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소니의 TV 판매대수는 1210만대로 2010년(2240만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소니가 7년 만에 방향을 바꾼 것은 “올해가 OLED TV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이 시장을 주도해온 LG전자뿐 아니라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도 OLED TV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OLED TV에 앞서 패널을 외부에서 조달한 LCD TV 사업의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소니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조달키로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5년 4분기에 소니의 TV 사업 영업이익은 11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작년 영업이익도 2015년(258억엔)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